현재로선 가장 확실한 투자처…인근지역은 ‘글세’

지난 10월20일 GCF(녹색기후기금) 송도유치가 확정된 후 송도 부동산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미분양물량이 며칠사이 소진되는가 하면 매수문의가 늘어나고 매도물량은 급격히 줄었다. GCF 유치에 따른 파급효과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송도지역의 높아진 투자열기 만큼, 이에 대한 해석도 각양각색이라 투자자 입장에서는 좀 더 신중한 판단이 요구된다.

GCF 유치 후, 송도의 미래를 어떻게 그려야 할 것인가. 한국경제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창출하는 21세기형 ‘약속의 땅’이 될 것인가. 침체된 부동산시장의 단기성 탈출구에 머물 것인가.

▲ GCF사무국 송도유치 확정을 축하하는 플랫카드 뒤로, GCF 사무국이 들어설 아이타워가 서 있다. 현재 송도전역은 GCF사무국 유치를 환영하는 플랫카드와 깃발로 도시 전체가 축제분위기를 연상케 한다. (사진 = 김윤배 기자)

◇ 높아진 관심에 방향성 잃은 송도

현재 송도지역에서는 높아진 관심으로 매수·매도 문의가 일선 공인중개사 사무소에 쇄도하고 있지만 가격형성이 되지 못해 계약체결로 이어지지는 못하는 상황이다. 반면, 미분양 물량은 빠르게 계약으로 이어지고 있다.

포스코건설이 지난해 12월과 올 3월 각각 분양한 송도 그린워크 1·2차 아파트는 초기 분양율이 50%를 넘기는 정도에 불과했다. GCF 유치 발표 전까지만 해도 미분양 물량이 20%정도 남아있는 상태였다. 그러나 GCF 유치발표 후 5일 만에 80%에 머무르던 분양률이 90%까지 단번에 뛰면서 높아진 관심을 실감케 했다.

포스코건설 송도 더샾 그린워크 이규종 분양소장은 “주말에 평균 모델하우스 방문고객이 70∼100명에 불과했으나 GCF 발표 직후 450∼500명 가량으로 늘어나 5배 가까운 증가율을 보였다”며 “일일 평균 전화문의도 50건이 안됐었는데 현재는 100건 이상 늘어났으며 구매결정을 서두르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고 현장의 분위기를 전했다.

이처럼 분양가가 정해져 있는 미분양 물건의 경우와 달리, 기존 송도지역의 아파트는 오히려 GCF 유치 확정발표 후 거래가 완전히 끊긴 상태다.

기존 송도지역의 아파트는 개발붐이 일었던 2∼3년 전 3.3㎡당 1500만원의 분양가에서 GCF 유치직전 3.3㎡당 1200만원선까지 하락한 상태였다. 올해 송도지역에서 분양한 신규아파트들의 3.3㎡당 분양가도 대체로 1200만원선에서 형성됐다.

▲ 송도국제도시 내 풍림아파트 전경. 3단지의 경우 GCF유치 발표 전 저층의 84㎡형이 2억8000만원에 거래됐는데, 발표 후 한순간에 매물이 사라진 상태다. (사진 = 김윤배 기자)

그러나 GCF 송도유치가 확정된 후, 이에 대한 파급효과를 부동산시장에서 수치화해야 하는데 매도자도 매수자도 가격결정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 돼 버린 것이다. 매도·매수문의가 일선 부동산사무소에 쇄도하고 있지만 고가에 분양됐던 물건들에 대한 매도자와 매수자간 가격차가 커 현재 관망세가 이어지고 있다.

실제 송도국제도시 풍림 아이원 3단지의 경우 선호도가 떨어지는 저층 84㎡형이 GCF유치 발표 전 2억8000만원에 거래 됐지만 발표 후, 현재 매물이 한순간에 사라진 상태다. 11월 입주예정인 롯데캐슬의 경우도 GCF 발표 전에는 분양가에서 10%정도 떨어진 가격대의 매물이 많았는데 현재는 매물 자체가 없는 상태다.

송도 K부동산 관계자는 “매도상담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GCF유치 발표 후, 매도 고객들의 기대심리가 상당히 올라있어 가격책정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매도자들은 이전 가격보다 평균 2∼3천만원 가량 호가를 높이고 있다”말했다.

▲ 송도국제도시 내 각 건설사들의 미분양 물량이 최근 GCF 유치 확정 발표후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 송도지역의 한 건설사의 분양홍보관 모습 (사진 = 김윤배 기자)

◇ 빠르면 11월초 거래 재개될 듯

이에 대해 송도지역 부동산 관계자들은 대체로 GCF 유치발표 후 빠르면 2주, 늦어도 올해 안에는 방향성이 결정되면서 거래가 재개될 것으로 예상했다. 송도지역은 보통 1가구 2∼3주택자들이 많은 상황이고, 이에 대한 금융대출을 60%이상 받은 투자자들이 많기 때문에, 호재성 뉴스가 터진 상황에서 물건을 털어 버리려는 심리가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었다. 여기에 정부의 취등록세 감면조치가 올해 말까지로 예정돼 있다는 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발 금융위기에서 유럽발 악재까지 국내 부동산시장은 최근 5년 동안 허리 한번 펴보지 못하는 암울한 침체기를 이어오고 있다. 결국, 이러한 상황에서 금융손실을 감수하면서 시장반등을 노리는 관망세가 오래갈 수 있겠냐는 회의론이 깔려있다고 봐야 한다.

송도 부동산파트너 이제규 대표는 “지금 GCF 유치를 통해 살짝 분위기를 탔는데, 이전 투자붐이 일었을 때 정도까지 상승하리란 기대를 하긴 어렵다”며 “금융비용을 이기지 못한 매물들이 조만간 매물로 나올 것이다”고 전망했다.

그리고 거래재개 이후에도 급격한 가격상승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GCF 유치가 송도 부동산시장의 전환점의 계기를 마련한 것은 사실이지만, 매매가격이 기존 형성된 가격에서 한순간 1∼2천만원가량이 오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GCF 유치 이후, 기금관리를 담당하는 세계은행을 송도에 유치한다거나 국제병원과 그 외 외국기업의 송도행이 이어진다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단기간의 반짝 효과가 아닌 지속적인 개발과 투자가 이어질 수 있는 원동력이 갖춰지면 이는 송도의 가치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 송도국제도시 내 건설사 분양홍보관에 미분양 물량을 잡기 위해 평일에도 많은 방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 = 김윤배 기자)

◇ ‘붐’ 이룬 송도行 리스크는 없는가

통상 3년 주기라고 일컬어지는 국내 부동산 시장의 박스권 장세는 5년이라는 시간동안 정체돼 있었다.

부동산 가격이 현 시점에서 더 하락한다면 극단적인 선택을 할 사람이 많을 것이라는 부동산업계 관계자의 얘기는 몸도 마음도 지칠 대로 지쳐버린 현재의 시장상황을 단적으로 설명해준다. 부동산시장이 현재 공포단계의 터널을 지나고 있는 것이다.

결국 국내 부동산시장이 큰 틀에서 생각할 때 현 시점보다 더 큰 하락의 국면이 나타나 최악의 시나리오가 전개될 개연성은 낮아졌다고 봐야한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건설경제연구실 두성규 실장은 “수치상으로는 주택시장에 긍정적인 시그널은 현재까지는 없다. 다만 빠질 만큼 빠지지 않았느냐는 부동산가격의 저점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점차 좁혀지고 있는 상황이고, 매매가와 전세가의 가격 격차가 크게 줄어 자금을 갖춘 실수요자들이 움직일 수 있는 여지가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2013년 말 혹은 2014년에 부동산시장이건 경기상황이건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상황이다”며 “내년이 가장 어려운 시기라는 얘긴데, 그렇다면 현재가 새로운 시작을 준비해야하는 시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 28일 송도 G분양 홍보관을 찾은 방문객들에게 방문목적과 향후 송도의 미래에 대해 물었는데 의외로 투자목적의 방문객들이 많아 인상적이었다.

일산에 살고 있다는 주부 A씨는 “송도는 경제자유구역 중 가장 많은 이슈를 가지고 있고, GCF 유치로 눈에 보이지 않는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생각한다. 투자매력이 한층 높아졌다”며 “최근 분양된 인천 구월동의 3.3㎡당 분양가가 800만원임을 감안하면 송도가 30%이상 높은 가격이지만 그 이상의 투자가치가 있다고 판단해 투자를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서울에서 온 주부 B씨도 “수도권에서는 투자가치 면에서 송도가 단연 최고다”며 “GTX가 조기 착공된다면 송도와 서울 청량리간 45분 정도에 주파가 가능해 강남 부럽지 않은 교통여건이 될 것이다”고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인천 구도심에 살고 있다는 30대 직장인 C씨는 “실수요 목적으로 홍보관을 찾았다. 인천지역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송도에 사는 것이 로망이다”며 “추가적인 가격하락에 대한 리스크가 전혀 없다고 보지는 않지만 주택구입을 망설일 만큼의 위험도는 아니다. 떨어지더라도 그 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처럼 GCF 유치 후 송도 분양사무실을 찾는 사람들 중 실수요자는 물론, 투자목적의 방문자들이 특히 많다는 점에서 송도지역의 뜨거운 부동산 열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 센트럴파크역에서 바라본 포스코 더샾 센트럴파크단지. 바람에 일렁이는 인공호수위로 청명한 가을하늘이 이국적인 정취를 물씬 풍긴다. (사진 = 김윤배 기자)

◇ 송도 인근 지역까지 훈풍 전해지나

송도가 들썩이면서 인근 청라와 영종, 인천 구도심에도 송도의 온기가 전해질 수 있을까 관심이 모아지고 있지만 장기적 관점에서도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추진 중인 송도에서 청량리간 GTX 노선지역은 역세권지역으로서의 영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LH 청라영종본부 관계자는 “GCF 유치 후 청라와 영종지역에 투자자의 매수문의가 이전과 비교해 특별히 늘어나지 않았다”며 “영향이 있더라도 시간이 걸릴 것이다”며 썰렁한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LH인천지역본부 정기봉 부장도 “송도는 개발초기로 자체 수요를 충분히 자급할 정도의 넓은 부지를 갖췄고 현재도 매립이 진행되고 있다”며 “LH사업지역 중 송도와 가장 가까운 서창지역도 GCF 유치 발표 이후 움직임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인천광역시에 따르면 송도지구는 53.3k㎡의 면적에 오는 2020년까지 19개 단위지구로 나눠 개발되는데 개발부지 중 50%가 매립된 상태로, 현재 개발이 완료된 지역은 전체 면적의 26.5%에 불과하다. 앞으로도 개발할 수 있는 땅은 무궁무진하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송도 내에서 예상되는 미래 수요를 충분히 감당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인근지역에 까지 직접적인 파급효과는 기대하기 어렵다고 볼 수 있다.

실제 지난 24일부터 26일까지 진행된 서창2지구 6블록 855세대에 대한 분양률이 10%를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고 지난해 분양한 7·8·11블록의 미분양 물량도 GCF 유치 후 계약물량이 단 1세대에 불과했다.

현재로선 송도개발이 아직 초기단계에 있는 상황에서 개발이익이 인근지역에까지 미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판단해야 한다.

송도 내 부동산관계자들은 “송도 내에서도 앞으로 개발이 어느 정도의 속도로 진행될 것인지, 이로 인한 파급효과가 어느 정도일지도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인근지역에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이 역시도 상당히 제한적인 수준에 머무를 것이다”는 전망이 주를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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