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소원은 통일” 통일 노래의 한 구절이다. 정치권 특히 이번 대선에서 통일을 주제로 한 논쟁이 전혀 벌어지지 않고 있다. 1945년 2차대전이 끝나면서 한반도는 38선을 중심으로 남북이 분단 됐다. 8·15 해방이 강대국들의 전쟁 부산물로 얻어진 탓으로 한반도는 미·소 양대 진영으로 분단됐다.

그로부터 60여년 지난 오늘날 통일의 꿈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아마도 세계 어느나라도 이 같은 분단의 역사를 가진 나라는 없다. 한반도 분단은 그야말로 강대국들에 의해 이뤄진 비극의 씨앗인 것이다. 이를 책임져야 할 강대국들은 우선 미국, 러시아, 영국, 중국 등 4대국을 들수 있다.

문제는 독일의 경우 동·서독 양국이 우선 합의하에 강대국들의 승인을 받아 통일을 이뤄낸 것이다. “내 생전에 동서독의 통일을 이룩될 수 없을 것으로 본다” 슈미트 전 서독 총리가 베를릴 장벽이 무너지기 꼭 2주전에 한 말이다. 그 몇 달 전 서울을 방문했던 빌리 브란트 전 서독 총리는 “남북한 통일이 동서독 통일보다 먼저 올 수 있을 것”이라고 한 바 있다 그런데 베를린 장벽은 곧 무너졌고 서독과 동독은 분단된 국가의 통합 기회를 잡은 것이다.

그러나 이 기회가 곧장 통독으로 연결되리라는 보장은 없었다. 제1차 2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바 있는 독일이 통일 후 다시 강력해지는 것을 이웃인 프랑스와 영국 그리고 구소련이 원했을 리가 없다.

“우리는 독일을 사랑하기에 두 개의 독일이 더욱 좋다”는 미테랑 전 프랑스 대통령의 동·서독 통일에 대한 반농조의 코멘트는 당시 주변국들의 생각을 잘 말해준다고 하겠다. 또한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는 공개석상에서도 독일의 통일을 반대해 왔을 뿐 아니라 통독 이후에 쓴 글에서 통독을 반대한 자신의 주장은 “확실한 실패였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통독에 앞장섰던 콜 전 서독 총리는 먼저 동독에 호의적이었던 미국 레이건 대통령의 도움을 얻어 구소련의 고르바초프 대통령을 설득하는데 성공했다. 그리고 온갖 외교적 노력으로 프랑스 미테랑 대통령을 설득하는 데에도 성공했다. 미테랑 대통령을 설득하는 과정에서 서독의 자랑이었던 마르크화는 포기하고 유럽 단일 통화 도입을 약속한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과연 우리나라는 남북통일의 기회가 왔을때 이를 잘 활용할 수 있는 준비와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는가. 유사시 우리가 당장 감당해야 할 통일 비용을 준비하고 있는지도 살펴보아야 한다. 물론 독일의 경우보다 월등히 높을것이 자명하다.

지금 우리 정치권은 통일에 대한 의식 공백상태라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김대중 정권때 남북간의 통일 원칙을 합의한 일이 있으나 그때 뿐이었다.

이번 대선에서 여야 후보들은 통일 준비에 대한 대장정을 마련할 것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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