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조영만 산업부 차장

 

지금 대한민국은 서로 점점 더 달라지고 멀어지는 형세나 세력 따위가 한창 왕성한 때이다. 일명 ‘양극화 전성시대’라 볼 수 있다.

국내 영화시장은 올해 사상 처음으로 1년 만에 1000만 흥행작이 2편이나 탄생됐다. 그러나 베니스 국제영화제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김기덕 감독은 멀티플렉스의 독점화를 빗대며 국내영화 양극화 문제를 지적했다.

노년층과 청년층의 취업 양극화도 문제다. 50~ 60대는 고용률이 증가하지만 20~30대 취업은 여전히 신통치 않다. 백화점의 전체 매출은 감소세를 보이지만 명품 브랜드들은 경기불황이란 말이 무색하게 오히려 매출이 늘고 있다. 소득 양극화 때문이다.

이런 현상들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사이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최근 전기·전자 관련기업들의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을 살펴보면 주요 대기업들의 매출은 분기별 최대를 기록할 만큼 대단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3분기 매출 52조 1800억원, 영업이익 8조 1200억원의 실적을 거뒀다.

삼성전기는 3분기 매출액 2조 1831억원, 영업이익 2004억 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39%, 영업이익은 무려 149%나 껑충 뛴 성적을 냈다. 이에 뒤질세라 LG전자도 2205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으며, LG디스플레이도 분기사상 최대 매출 7조 5930억원, 영업이익 2534억원을 달성해 8분기 만에 흑자전환을 이뤄냈다.

그러나 중소기업의 분위기는 암울하기 짝이 없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지난 28일 중소제조업체 1338개를 대상으로 '중소기업 경기전망조사' 결과, 올 11월 중소기업 업황전망건강도지수(SBHI)는 전월대비 3.2포인트 떨어진 85.4를 기록하며 3개월 만에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앞으로 생산, 내수, 수출 등 모든 항목에서 더 나빠질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그나마 다행은 ‘박·문·안’ 대선후보들이 이런 현상을 심각하게 고민하며 ‘경제민주화’란 단어로 개선의지를 강하게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이 알아서 해결하기만 바라는 우리의 태도가 너무도 안이하지만 ‘양극화 전성시대’는 단어 상으로만 존재하길 바라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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