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투데이 최원일 기자] 당초 약속한 날자는 다가오는데 진전은커녕 판이 깨질까 우려된다. 신뢰파기를 이유로 ‘단일화협상 잠정중단‘선언이 이상한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이러다가 진짜 판이 깨지지 않느냐 하는 조심스런 예측까지 나오고 있다.

야권후보 단일화 협상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기싸움이라기에는 다소 의아한 부분이 있다. 국민들은 두 후보가 마음을 터놓고 좋은 결과를 가져오길 기대하는데 그게 아닌 것 같아 안타까울 뿐이다.

무소속 안철수 대선후보가 15일 '안철수 양보론' 등 민주당 발 언론보도와 민주당의 조직동원 네거티브 의혹에 강하게 반발, 직접 칼을 빼들면서 후보 단일화 과정이 중대 기로에 섰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가 두 번이나 사과했음에도 불구하고 안후보가 불만을 표출하면서 갈등 폭이 점차 확대되는 기미다.

안 후보는 공평동 캠프에서 취재진과 만나 "깊은 실망을 느꼈다"며 "과정보다 결과에만 연연하고 이것을 경쟁으로 생각한다면 그 결과로 이기는 후보는 대선에서 승리할 수 없다"고 문 후보와 민주당을 향해 직격탄을 날린 것이다.

이런 발언이 문 후보의 사과 직후 나온 것이라는 점에서 민주당의 행태에 대한 안 후보의 불만이 상당히 쌓인 상태임을 짐작할 수 있게 한다

문 후보 측은 공개 사과에도 불구하고 안 후보가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자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잠정중단 선언이후 문 후보 측이 내놓을 수 있는 가장 강도 높은 수단인 '후보 직접 사과'의 카드를 두 번이나 꺼냈는데도 불구하고 안 후보가 사실상 사과를 받아들이지 않자 더 이상 강구할 수단이 없는 형편이다.

문 후보는 지난 14일 안 후보 측의 협상중단 선언 이후 안 후보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사과를 했고 15일 오전에도 재차 사과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새누리당은 야권단일화 중단 선언에 대해 '예견된 수순'이자 '잘 짜여진 대국민 관심끌기 쇼'라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함께 야권을 향해 국민이 후보를 검증할 수 있도록 단일화 후보를 서둘러 선출해 달라고 촉구했다.

김무성 새누리당 총괄선대본부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새누리당은 그동안 안 후보가 민주당의 재집권 구도에 불쏘시개가 될 것으로 예견했고 이러한 예견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고 꼬집었다.

어떤 가치와 정책을 위한 단일화인지에 대한 공유 없이 서로가 먼저 단일후보가 돼야겠다는 생각만 앞서다 보니 이런 결과가 온 것 아니냐는 비판에 수긍이 가는 대목이다. 국민들은 두 후보가 흉금을 털어놓고 진지한 협의 끝에 감동적 결과가 나오길 기대하고 있다. 두 사람이 약속한 시간은 아직 남아 있다. 더 늦기 전에 마음을 비우고 협상을 진행하라. 국민을 실망시키는 결과가 나오지 않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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