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투데이 최원일 기자] 요즘 경제 관련기사 들추기가 겁난다. 무엇하나 시원하게 잘 돌아간다는 소식이 없다. 어제만 해도 연구소 보고서를 비롯 대기업소식이 몇 건 보도됐다. 하나같이 어렵다고 아우성이다. 그래서 계열사를 정리하고 인원을 조정하고 투자규모를 줄인다는 뉴스다. 심지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삼성전자마저 투자하는데 몸을 사린다니 덧붙일 말이 없다. 이런 뉴스들을 접하면서 글 쓰는 입장에서 뭔가 알맹이 있는 글을 써야 하는데 도통 생각이 돌지 않는다.

우선 기업형편을 살펴보자. 국내외 구분 없이 경기침체의 골이 깊어지면서 그룹들이 계열기업을 팔고, 합치고, 줄이는 구조개편이 한창이다. 이른바 '불황형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올 3분기중 국내 상장기업의 인수합병(M&A) 결정 공시는 모두 27건이었다. 지난 상반기 전체 합병 공시 24건보다도 많은 숫자다. 그만큼 기업하기가 어렵다는 의미일 것이다.

포스코-삼성-LG-SK-롯데 등 국내 대표적 그룹들이 본격적인 구조조정에 나섰다는 소식이다. 이 과정에서 인력감축은 자연스럽게 이뤄진다는 것이다. 이 불황기에 직장을 잃으면 어디로 가라는 얘기인가?

이번엔 LG경제연구원이 내놓은 '일본식 소비 침체의 그림자' 보고서를 보자. 우리나라에 일본형 소비 침체의 그림자가 엄습, 소비부진 장기화가 우려되고 있다. 최근 들어 가계부채가 소비를 둔화시키는 핵심 요인으로 꼽힌 가운데 인구 고령화와 잠재성장률 하락 등이 가세하면서 이런 전망이 나왔다.

KIET도 '최근의 설비투자 위축요인과 향후 투자활성화 방향'이란 주제의 보고서를 통해 경기침체로 국내 설비투자 하락이 심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경기 불확실성 때문에 현금이 있으면서도 설비투자를 주저하는 경향으로 고착화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런 과정에서 세계 최대 IT 기업인 삼성전자가 투자를 줄이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그동안 불황에도 경쟁력 강화를 위해 국내와 중국의 신규 제조 라인 건설, R&D 센터 건설 등의 투자를 확대 해 나갔던 삼성전자가 한발 앞서 보수적인 투자로 돌아섰다는 것이다.

이러한 경기불황 장기화에 대처할 전문가들의 견해는 향후 고령층의 고용창출을 통한 소비 여력 확대와 규제완화 인프라 확충을 통한 내수산업 육성, 여력이 있는 고소득층의 소비 유도 정책 등이 필요하다는데 모아진다.

이와 함께 투자활성화 정책을 펴 투자효율성이 높은 미래의 먹거리 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지원이 필요, 국내 투자환경 개선을 통한 투자유입 촉진노력과 국내기업의 유턴지원, 외국인 투자유치, 중견중소기업육성정책이 절실하다고 강조한다.

아울러 정부가 앞장서 소비촉진정책을 펴는 방안도 구상해볼만 하다. 연말이 다가오는데 약간 인플레우려가 있더라도 감수하고 자금을 풀어 위기를 극복하는 노력을 기울여 보자. 자녀양육비, 영세민 생활자금을 비롯 살림이 어려운 장애인 고령자 국가유공자 등을 돕는 기금을 조성해 한시적이나마 자금을 좀 풀어 보면 어떨까. 기업도 연말에 줄 보너스를 이달 말에 반 정도 주고 또 연말에 반주는 등 나눠 지급해 소비를 활성화하도록 유도해 보자. 어려운 이시기를 슬기롭게 넘기는데 약간이나마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

저작권자 © 일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