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투데이 최원일 기자] 현직 검찰간부가 구속됐다. 뇌물을 받은 혐의다. 준엄한 법을 집행해야할 검사가 업자로부터 금품을 받고 봐주다 덜컥 걸린 것이다. 구속되는 장면을 TV로 보면서 만감이 떠오른다. 명예를 무엇보다 소중히 여겨야 할 부장검사가 이래선 안된다. 검찰총장까지 나서 국민에게 죄송하다는 말을 했다. 고양이에게 생선가계를 맡겼다가 다 털려버린 가게주인의 심정이리라.

현직 검찰 간부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특임검사팀은 19일 금품 수수 의혹을 받고 있는 서울고검 부장급검사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등의 혐의로 구속한 것이다.

최근 10년 내 현직 검사로서는 구속영장이 청구된 첫 사례다. 그만큼 검찰의 명예를 깎아내린 최악의 사태라 할 수 있다.

영장실질심사를 맡은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도 "주요 범죄 혐의에 관한 소명이 있고 피의자의 지위와 수사진행 경과에 비춰 증거인멸 및 도망의 염려도 인정된다"며 영장을 발부했다는 것이다.

구속된 검사는 대기업과 다단계 사기범 등으로부터 사건 청탁 및 수사무마 대가로 10억원 가까운 거액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상대방으로부터 차명계좌로, 거액수표로, 해외여행 경비로, 도박자금 등 갖가지 형태로 돈을 받았다니 기가 찰 일이다.

돈 벌려면 그 우수한 두뇌를 활용해 사업을 하든지 할 것이지 왜 사법고시를 봤는지 의아할 따름이다. 미꾸라지 한 마리가 온 강물을 뒤집어놓듯 부장검사 한명이 검찰분위기를 완전히 망가뜨리고 만 것이다. 그러니 수사지휘를 받는 경찰이 들고 일어난 것 아닌가? 검찰총장의 간단한 사과 말 한마디로 마무리될 사항이 아니다. 앞으로 검찰 전체의 뼈를 깎는 각성과 행동이 뒷받침돼야할 것이다.

한편 이 문제로 마찰을 빚은 경찰은 구속 영장 발부와 상관없이 특임검사팀의 수사 결과를 지켜보면서 추가 수사 여부를 판단하겠다는 방침이다.

이 사건은 당초 경찰이 맡아 하던 것을 검찰이 특임검사를 임명하고 사건을 가로채 수사가 진행됐다. 검찰의 제 식구 감싸기가 다시 재현되는가 싶은 우려가 있었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특임검사팀이 제할 일을 하는 것 같아 우선은 안심이 되는 상황이다.

특임검사팀은 경찰뿐만 아니라 온 국민이 결과를 지켜보고 있음을 명심하해야 할 것이다. 수사팀이 13명으로 2명 더 추가됐다고 한다. 철저한 수사를 전개하겠다는 검찰의 의지가 보이는 것 같다. 초심을 잃지 말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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