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투데이 최원일 기자] 안정된 회사는 직장인들의 꿈이다. 취업을 앞둔 젊은이들에게 있어선 더욱 그렇다. 경기가 어렵고 실업자가 넘치다 보니 취업이 더욱 힘들어 졌다. 대졸자나 고졸자 모두 공통된 사항이다. 이런 형편에 은행은 직장을 구하는 젊은이들에겐 선망의 대상이다. 대학진학을 하지않고 고졸로 직장을 구하는 사람에겐 더욱 그러하다. 이런 은행들이 금년엔 고졸자들에게 문호를 더욱 넓혔다는 보도다.

은행권이 지속적으로 고졸 신입행원 채용을 확대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국내 대표적 10개 은행은 올해들어 현재까지 고졸 신입행원을 760명 선발했다는 보도다. 지난해 446명에 비해 70% 늘어난 숫자다.

신한은행은 고졸채용 인원을 작년 20명에서 올해는 72명으로 3.6배, 기업은행은 67명에서 110명으로 배 가까이 더 뽑았다. 산업은행은 90명에서 120명으로 30명을, 국민과 하나, 외환은행도 고졸 신규 채용 규모를 각각 20명 안팎 확대했다.

국내 은행들이 어려운 현실을 감안 취업조건에서 약자인 고졸자들에게 문호를 넓힌 것과는 대조적으로 외국계 은행은 고졸 채용에 무관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SC은행은 작년 고졸 행원 99명을 채용했지만 올해는 45% 축소된 55명만 선발했다. 씨티은행은 올해 3명밖에 채용하지 않았다.

국내은행들이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고졸사원들을 배려하는 인사정책을 펴는 것은 참으로 다행스런 일이다. 은행업무상 틀에 짜인 평상업무는 그들이 충분히 해낼 수 있다. 또 실제로 상업계나 기술계 출신사원들을 써보니 참 잘하더라는 평이 나온 것도 사실이다.

반면 외국계 은행들은 이런면에서 너무 소극적인 것 같다. 나름대로 이유는 있을 것이다. SC은행은 올해 신입행원 채용을 지난해 절반 수준으로 줄이다 보니 고졸 행원도 자연스레 감소했다고 한다. 씨티은행도 최근 경영사정이 악화하면서 올해는 고졸뿐 아니라 대졸행원 공채를 진행하지 않았다고 한다.

은행들이 앞다퉈 고졸채용을 늘리면 이 분위기가 보험, 증권, 카드업계 등 다른 금융권으로 파급되는 효과도 클 것이다. 이와 함께 다른 산업계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 경기가 안 좋고 경영이 어려울수록 미래를 내다보는 투자가 필요하다는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아직 신입사원을 뽑지 않은 다른 은행이나 금융권도 고졸사원채용확대를 고려해 보길 바란다. 특히 제조업체중 현금을 많이 보유하고있으면서도 불투명한 미래 때문에 투자를 꺼리는 제조업체라도 인사정책만은 융통성을 두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필요한 시기에 쓸 수 있는 인재는 순식간에 만들어지는 게 아니다. 장기간에 걸쳐 다듬고 내사람으로 만드는 투자가 뒤다라야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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