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투데이 최원일 논설실장] 버스를 타고가가다 화려한 대선 후보들의 플래카드 속에서 초라하게 가로등 전봇대에 걸린 “교육감 선거는 정당과 관련이 없습니다”라는 작은 실사판을 보고 가슴이 뜨끔했다. 대통령 선거가 5년을 맡길 머슴을 뽑는 것이라면, 교육감 선거는 적어도 10년 이후의 우리나라를 책임질 미래의 인재를 기르는 교육 수장을 추대하는 일이다.

자식을 기르는 부모치고 자녀 교육이 그 무엇보다 중요한 일임은 모두 잘 알고 있다. 또 누구보다도 제 자식이 잘 되기를 바라는 것이 우리네 보통 사람의 염원이 아니던가. 그런 중차대한 교육감 선거가 역대 최대로 싱거운 대선에 밀려 실종된 것 같다.

서울교육감 선거에 나선 후보들의 무력함을, 아니면 선관위의 무책임함을 탓하고 있을 한가한 일이 아니다. 서울교육감은 서울의 유치원과 초·중·고교 2206곳, 학생 약 126만 명, 교원 약 8만 명을 맡고 있을 뿐 아니라 학원 등 사교육 기관을 점검ㆍ단속할 권한과 책임을 가진 중요한 자리다.

이미 직전의 두 선거에서 부정과 과잉 이념 때문에 잘못 고른 교육감이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사법처리의 대상이 되는 폐해를 충분히 경험했다. 따라서 이제라도 남은 기간의 교육계의 혼란을 막으려면 나를 안심시킬 후보를 직접 고르겠다는 적극성을 가져야 한다.

저마다 품은 숭고한 교육철학을 어떻게 구현하여 미래 시민을 키울 것인지 고민하는 서울교육감 후보를 이 자리에 불러본다. 문용린, 이수호, 이상면, 최명복, 남승희 다섯 분이다. 이분들의 철학과 공약을 확인하는 것은 유권자의 몫이다. 다시는 잘못 뽑았다거나 내가 원하지 않았던 교육감이라는 변명을 늘어놓지 않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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