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투데이 최태공 논설위원]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가 6일 오후 마침내 목놓아 기다리던 안철수와의 연대에 합의했다. 전날 바쁜 유세 일정에도 불구하고 안철수씨의 자택을 찾았다가 문전박대를 당한 지 하루 만이다. 두 사람은 회동 20여분 만에 합의에 이름으로써 결국 안철수식 깜짝쇼가 또 한번 국민들을 놀라게 했다.

사퇴 선언과 해단식 기자회견에서 안철수는 ‘단일화 후보인 문 후보에게 성원을 보내달라’는 수사적 지지를 밝힌 이후 어떤 구체적인 행동도 보이지 않음으로써 구구한 예측만 쏟아냈고, 양측 지지자들은 물론 유권자들에게 마지막까지 피로감을 더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았다. 이제 명분상으로는 그러한 비난에서 애써 벗어난 셈이다.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 근소한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있는 문 후보로서는 천군만마라도 만난 듯할 것이다. 그러나 구걸한다는 인상을 줄 정도로 안철수의 처분만 기다리고 있었던 문 후보의 태도나 원칙적으로 지원한다는 말만 앞세워 놓고 상대를 기진맥진한 상태에까지 몰아넣은 다음 생색내듯이 지원을 약속한 안철수의 태도는 정말 이해할 수 없다.

그렇게 해서라도 승리한다면 더 바랄 나위 없겠지만 만에 하나 패배한다면 문 후보로서는 홀로서기의 기회를 놓친 우유부단한 후보로 낙인이 찍힐 것이다. 0.1 퍼센트 차이로 패배하나 5 퍼센트 차이로 패배하나 결과는 마찬가지가 아니겠는가. 이미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겠다고 선언한 마당에 무엇에 더 연연하고자 했는지 의문이다.

우리 국민의 정서는 죽을 줄 알면서도 인명을 구하기 위해 불구덩이로 뛰어드는 소방관처럼, 패배할 줄 알면서 우승후보와 맞장을 뜨는 아름다운 선수에게 박수를 아끼지 않는다는 점을 안다면 말이다. 이제 국민의 심판만 남았다.

저작권자 © 일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