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투데이 최원일 논설실장] 담배 때문에 고민하시는 분들 많죠.

오랜 습관으로 몸에 완전히 스며든 니코진 중독현상이 심상치 않죠. 줄여 보려고 하면 더 피고 싶은 게 담배기 때문이죠. 집에서는 마나님과 아이들이 피지 말라 성화고, 직장에선 옆 동료들의 눈총 피하기 힘들고.

이참에 더러워서 담배 끊겠다고 다짐하는 분들께 제 경험을 전할게요. 참고하셔서 꼭 성공하길 바라며 3회에 걸쳐 싣습니다.

전 대학 들어가면서 피우기 시작했고 군입대해서 부터는 확실하게 몸에 붙이고 살았죠.

졸병시절 베트남전에 참전해서 4시간 보초 근무 땐 3갑을 태운적도 있죠. 그땐 입이 너무 써서 뽀끔으로 줄 담배 질을 해댔죠. 군제대후 복학해서 취업 준비할 때 역시 가장 옆 위로자는 담배가 최고 아닙니까?

72년말 오일 쇼크 무렵 4학년 후학기 인문계 (신문학과 입학, 복학하니 신문방송과로 바뀌었슴)출신 받아 주는 곳은 제약사 영업직과 신문방송사 몇 군데 뿐이었죠.

10여개 업체에 원서내 몇군데 시험친 결과 다행히 졸업 전에 원하던 신문사 확정되고 3월초부터 출근하게 됐죠.

그후 첫 직장에서 신문기자 생활 25년. 사람들 만나고 얘기하고 친분 쌓는 게 직업인데 담배를 얼마나 뿜어 댔겠씁니까? 그 당시는 얼굴만 보면 담배 권하는 게 인사였죠. 흡연이 문제시되는 풍토는 한참지난 뒤 일이고 하니 자연스레 꼴초가 돼 가는거죠.

한번 예외는 있었죠. 유럽취재 중이던 84년 LA올림픽이 한창일 때 포르투갈 리스본을 출발한 런던행 비행기 안에서 옆에 앉은 초등 저학년아이가 날더러 "아유 스모커" 하길래 무심결에 가볍게 "예스"했더니 주변이 떠들썩 하도록 난리를 피는거에요.

자기일행더러 이 아저씨가 스모커라고 얼마나 호들갑을 치던지 주위사람들에게 창피하기도 하고 은근히 부아가 나기도 해서 "돈 워리, 아임 낫 스모킹 히어"하고 큰소릴 쳤죠.

저로서는 상당히 당황했던 순간이었죠. 27~8년 전 당시 우리정서로는 별것 아닌 흡연이 유럽에서는 이미 사회적 지탄을 받고 있었던거죠.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20년이상 꾸준히 피워댔죠. 주량은 약하지만 술자리에서나 특히 기자들이 즐기는 포커판이나 고스톱 할땐 엄청 품어댔지요.

그러면서 일선기자, 차장을 거쳐 부장 승진해 데스크로 일할 때 당시 편집을 총괄하시는 임원께서 부장들은 담배 끊도록 강력히 권유하셨죠. 자신은 시거를 즐겨 피울 정도로 애연가였던 분이 금연 강조하니 우습기도 했죠. 사내분위기가 이렇게 돌아갈 무렵 제 건강에도 약간 이상기미가 있었죠.

회의 중이나 또는 중요한 손님과 면담 때 등 긴장하는 순간 가끔씩 마른기침이 나오면 참기가 힘들었죠. 자주 그런 것은 아니지만 서너달에 한번정도 증세가 나타나면 가슴이 좀 땡기는 것 같고 하여튼 신경이 쓰였죠. 그러던 가운데 우연한 기회가 찾아왔죠.

후배기자 가운데 절친하던 한 친구가 어느날 금연했다며 벌써 보름쯤 됐다는 거예요. 그러면서 껌과 홍삼 절편을 꺼내 깨물기 시작하는 겁니다. 담배생각 날 때 대신 씹으라고 집에서 챙겨 준거라며 선배도 한번 끊어 보라고 권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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