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투데이 최원일 논설실장] 연말이 되면서 가슴 따뜻한 사연들이 자주 눈에 띈다. 같은 지면에 이런저런 얘기들이 나와 흐뭇함을 더해 준다. 11일자 신문만 해도 이런 기사가 여럿 소개됐다.

이웃사랑 나눔실천은 말로만 되는 게 아니다. 실행으로 옮겨질 때 빛이 난다. 흐뭇한 소식 몇 가지를 모아 본다. 더 많은 이들이 자기 주변을 돌아보고 따뜻함을 함께 나누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 사례 1. 익명의 후원자가 구세군 거리 자선냄비에 1억원이 넘는 수표를 넣었다. 영하13도까지 기온이 뚝 떨어져 몹시 춥던 지난 9일 오후 6시25분께 서울 명동 입구에 설치된 자선냄비 모금함에 1억570만원권 수표가 들어왔다.

50대 후반에서 60대 초반으로 보이는 아저씨가 “어려운 노인분 들에게 꼭 써달라'”는 말과 함께 봉투를 모금함에 넣었다는 구세군 현장모금자의 말이다.

이튿날 오전 은행에서 모금액을 계수하며 수표와 편지가 담긴 봉투를 발견했다.

익명의 후원자가 쓴 편지에는 "평생 부모님은 이웃에게 정도 많이 주시고 사랑도 주시며 많은 것을 나눠주셨다"며 "부모님의 유지를 받들어 작은 씨앗 하나를 구세군들의 거룩하고 숭고한 숲속에 띄워 보낸다"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모습을 드러내지않은 이 후원자는 작년에도 12월4일 명동우리은행발행 수표를 전달한 분과 동일인물 같다는 구세군측 얘기다.

이에 앞서 지난 5일에는 익명의 후원자가 계좌이체로 1억원의 성금을 전달했다.

# 사례 2. 로또 3등 당첨금 전액을 불우이웃에게 써달라고 내놓았다. 서울동작구 교통행정과에서 차량등록 대행을 맡고 있는 방윤활 할아버지(71)얘기다.

번호 하나 차이로 1등과 2등, 3등이 갈리는 게 로또복권이다. 숫자 한개가 달라 1등을 놓치면 탄식이 앞서겠지만 방 씨는 그렇치 않았다. 아쉬움 보다는 불우이웃 성금을 조금밖에 내지 못해 더욱 안타까와 했다고 한다.

그는 지난 1일 구입한 제522회 로또복권 3등에 당첨됐다. 세금을 제외한 119만640원을 수령, 전액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탁해 이웃사랑을 실천한 것이다.

“꿈에 돌아가신 모친이 나타나서 돈 생기면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써야 한다”고 당부했다면서 ”만약 나중에라도 1등에 당첨된다면 반액을 기탁하겠다”고 덧붙였다고 한다.

12년 전부터 동작구 차량등록대행 행정사무소장을 맡고 있는 그는 2010년, 2011년에도 교통행정과를 통해 불우이웃돕기 성금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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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 3. 경기도 부천시 소사본3동 주민자치위원회 김학기 위원. 그는 해나다 연말이면 쌀, 라면, 이불 등을 주민센터에 전달한다.

올해도 생필품과 이불 치약 등 100세트 (시가1500만원 상당의 물품)를 주민센터에 전달해 주변의 어려운 이웃들에게 나눠주도록 했다. 그는 이러한 나눔에 대해 “누가 나눠줬는지가 중요하지 않고 그것이 어려운 이웃들에게 전달되면 족하다”고 주민센터 관계자가 전했다.

이글을 정리하면서 내년 이맘때 또다시 익명의 후원자가 명동에서 1억원이 넘는 큰돈을 구세군모금함에 넣었다는 기사를 쓰고 싶다.

아울러 방 할아버지가 다음번엔 꼭 로또1등에 당첨돼 약속한대로 절반을 어려운 이웃들에게 기꺼이 내놓았다는 글과 소사주민센터 김위원이 또 어려운 이웃들에게 사랑이 가득담긴 물품들을 보냈다는 글을 써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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