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영미 우리아이지킴이 상임대표 / 시인

▲ 여영미 우리아이지킴이 상임대표 / 시인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최근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가 재미있다. 대선후보들의 생각과는 다소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박근혜 후보의 10대 공약 중 가장 먼저 실천되기를 바라는 것은 일자리 창출공약(20.2%)으로 나타났다. 경제민주화(11.6%)나 생애주기별 복지(5.2%)공약에 거는 기대는 그 순위가 뒤로 밀려났다. 문재인 후보의 10대 공약 중에서도 일자리 공약(18.3%)에 가장 높은 기대를 가지고 있다. 그 다음이 복지(14.1%)와 경제민주화(11.5%)순서인 것으로 집계됐다.

박근혜 - 문재인 두 후보는 선거운동 기간 중 주로 복지경쟁과 경제민주화 경쟁에 치중했었다. 대권을 놓고 두 후보가 밀려선 안될 경쟁을 위한 경쟁을 하느라 민심을 제대로 못 읽었다고도 볼 수 있다. 경제민주화가 왜 필요한가. 일자리로 본다면 재벌의 일자리는 한정되어 있어 중소기업이 성장해야 일자리가 늘어난다. 중소기업이 성장해야 중소기업근로자들의 대우도 올라간다.

대기업과 공기업만이 양질의 일자리였던 상황에서 중소기업이 양질로 전환돼야 양질의 일자리가 늘어난다. 그런 때문에 경제민주화가 필요한 것이다. 제대로 된 복지는 정부가 각계각층의 국민들이 만족할만한 삶을 살 수 있도록 대상에 알맞은 정책을 펴는 것이라 생각된다.

그런데 생색내기용으로 복지하고 있다는 표시를 무리하게 내기위해 쓸데없는 지출과 쓸모 없는 일들을 많이 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일자리는 자선사업이 아니다. 또 일자리는 개개인이 미래를 향한 꿈과 희망을 그릴 수 있어야 한다.

돈을 벌 수 있는 일자리만 있다면 따로 복지가 필요 없다. 급식 의료 생활보조...등 등 전부 돈 들어가는 일이다. 돈을 벌 수 있는 건강상태가 되고 돈을 벌게만 되면 특수한 상황의 소수만을 제외하고 다른 복지제도가 무슨 필요가 있는가. 복지를 받는 ‘소극적인’ 인생이 아니라 돈을 버는 적극적이고 자신감 넘치는 인생이 될 수 있으니 삶을 대하는 자세부터가 달라진다.

100만원짜리 일자리 10,000만개, 150만원짜리 일자리 10,000만개, 200만원짜리 일자리 10,000만개 뚝딱 이런 식으로 정부가 판을 만들면 세금으로 퍼붓는 생활기금 복지밖에 안된다. 그 복지에 성장 가능성이 있는가? 개개인의 자질과 능력에 맞게 성장하고 커 갈 수 있는가?

정부의 일자리 창출은 복잡하고 다양한 사회문화를 고려한 종합 대책이어야 한다. 외국인 근로자들이 차지하고 있는 일자리를 어떻게 조율하며 외국인 근로자들에 대한 복지와 인권도 한국 땅에서 일하고 사는 한 챙겨줘야만 한다.

정말 일자리가 없다면 외국인 근로자들이 차지할 일자리도 없다. 외국인들은 끊임없이 코리안드림을 꿈꾸며 한국 땅으로 오고 있다. 결국 이 땅에는 외국인 근로자들을 위한 일자리와 대기업 공기업에 의한 양질의 일자리 밖에 없는 셈이다. 이러한 일자리 양극화현상 때문에 이 땅의 청년들이 다닐 일터가 없을 뿐이다.

기업의 양극화는 일자리 양극화, 국민 삶의 질의 양극화로 돌고 돈다. 그러면서 중산층을 위협하고 실업자를 양산하고 있다. 하지만 일자리는 ‘취미’처럼 우아한 것이 아니다. 치열한 삶의 터전을 지키는 생존경쟁과 더불어 가는 것임을 깨닫게 하는 청년교육 또한 필요한 때다.

오늘 투표가 끝나고 개표가 이뤄지면 앞으로 5년간 이 나라를 책임지고 이끌어 나갈 새 대통령이 탄생한다. 그분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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