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투데이 최원일 논설실장] 아침 일찍 투표를 마치고 들어오니 반가운 소식이 기다린다. 친척 조카가 쌍둥이를 순산했다고 한다. 이란성으로 딸-아들 각각이란다. 축하전화를 하면서 얘들 이름을 딸은 근혜, 아들은 재인이라 하면 어떠냐고 제안했다. 두사람중 한분은 대통령이 됐고 다른 한분은 대통령후보다. 그러니 아이들이 그분들을 바라보고 열심히 살아간다면 의미 있는 삶이 될 것 같아 권해본 말이다.
신문제작을 위해 출근하면서 곰곰 생각해보니 단순하게 근혜, 재인하는 것 보다는 두분의 이름자 중 한자씩 따서 짓는 게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근자, 혜자 / 재자, 인자 중 하나씩 가져와 짝짓는 방식이다. 아들 이름은 근재 아니면 재근이로 / 딸 이름은 혜인이나 인혜로 한다면 어떨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두 이름 모두 우리 정서상 아들이나 딸 이름으로 무난하다는 느낌이 든다. 여기까지는 혼자 생각이지만 기회가 닿는대로 아이부모에게 이런 뜻을 전해보련다.
박근혜-문재인 두 후보는 22일 공식선거운동 기간 동안 피 말리는 사투를 벌였다. 경쟁과정에서 본의건 본의가 아니건 간에 서로 비난하다보니 앙금도 깊어졌다. 이게 다 풀리려면 상당한 시간이 지나야 하리라.
그래서 아이 이름을 근혜-재인으로 하면 자라면서 다투고 협조하지 않을 것 같아 서로 짝지어 짓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지금 우리나라는 경제상황이 몹시 어렵다. 해결하고 풀어가야 할 일들이 무수하게 깔려있다. 남-북한문제, 일 자민당의 재집권, 대중 대미 관계 등 복잡한 동북아문제를 비롯한 국제정세도 산재해 있다.
이런 상황에서 나라와 민족의 발전을 위해 무엇보다 시급한 것은 두사람이 승패를 떠나 서로 화해하고 생생의 길을 찾는 것이다.
이제 선거는 끝났다. 한분은 이 나라를 5년동안 책임지고 이끌어 갈 막중한 임무를 부여 받았다. 다른 한분은 비록 선거에서는 졌지만 이 나라 정치를 이끄는 한 정당의 리더다.
선거과정에서 이 나라는 해묵은 지역문제를 비롯, 보수와 진보에 덧붙여 이제는 20~30대와 50대 이상을 가르는 세대간 문제로 까지 갈등과 분쟁요인이 추가되는 모양새를 보였다. 더 이상 문제가 확대되거나 치유가 늦춰진다면 너무나 불행한 일이다.
두 사람이 화해와 생생의 길을 찾는데 모범을 보여주길 기대한다. 그렇게 한다면 참모들이나 지지자들도 마음을 열고 서로 협조하는 분위기를 빨리 찾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