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투데이 최원일 논설실장] 전남 강진에서 영동농장을 운영하는 김용복 명예회장이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개인 고액기부자 모임인 아너소사이어티의 2013년 새해 첫 회원으로 가입했다.

2일 공동모금회에 따르면 김 회장은 이날 서울 중구 정동 사랑의열매 회관에서 이동건 공동모금회 회장에게 1억원 기부를 약정하고 아너소사이어티 229호 회원으로 등록했다.

아너소사이어티란 1억 이상을 기부한 개인 기부자 모임을 말한다.

미국에도 이와 비슷한 것이 있는데 1만불부터 100만불까지 기부하는 사람들의 모임인 토크빌 소사이어티다. 우리나라에는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을 비롯해 10억이상 기부한 사람도 있는데 홍명보 축구선수, 그리고 SKC 최시원 회장 등이다.

이처럼 우리나라에서도 기부문화가 확산되고 있어 어려움에 처해 있는 사람들에게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어려운 국내외 경제 상황 속에서도 사랑의 온도탑이 기부금액의 새로운 기록을 경신한 것도 아직 우리가 세상을 살아갈 이유가 있음을 말해주는 것 같아 흐뭇하다.

이번에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이 된 김용복 회장은 1979년 사우디아라비아 현지서 영동농장을 창업하고 계속된 실패를 거듭한 도전 끝에 사막에서 지하수를 이용해 결국 배추와 무를 재배하는 데 성공한 농업분야의 신화 같은 존재다. 이후 고추, 마늘 등 16종에 이르는 작물을 재배에 성공해 한국인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렸다.

김용복 회장은 또 강진 지역에서 영랑문학회 회장을 역임하며 지역사회 발전에 혁혁한 공을 세우기도 했다. 그래서 강진 군수가 누군지는 몰라도 김용복 회장은 다 알 정도다.

무엇보다도 김용복 회장이 존경의 대상이 되고 있는 이유는 ‘나눔’의 대부라는 것이다. 어렸을 적 배우고 싶지만 돈이 없어 힘든 시절을 보냈던 김 회장은 자신과 같이 어려운 환경에서 공부하고 있는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해야겠다는 꿈을 가졌고 1982년 처음으로 사재 10억원을 출연해 용복장학회를 설립, 그간 수많은 장학생을 배출해 왔다.

이 학생들은 현재 회계사, 판사, 의사, 교수가 되어 우리 사회를 이끄는 인재로서 장학회를 빛내주고 있다. 또 2003년에는 아무런 대가없이 100억원을 출자해 한사랑농촌문화재단을 설립해 농업과 농촌사랑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를 마련했다.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란 "사회지도층의 의무"를 의미한다. 보통 부와 권력, 명성은 사회에 대한 책임과 함께 해야 한다는 의미로 쓰인다. 즉, 사회지도층에게 사회에 대한 책임이나 국민의 의무를 모범적으로 실천하는 높은 도덕성을 요구하는 단어다.

김용복 회장이야말로 아낌없이 주는 나무로서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일선에서 실천한 인물로서 높이 평가받아야 할 것이다.

부자라면 가진 재산을 자식들에게 모두 남겨주는 것이 당연한 듯 느껴지는 요즘 세태에 현대판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몸소 실천하고 있는 영동농장 김용복 회장이 새해부터 세상에 또 하나의 희망의 빛을 선물한 것이다.

2013년 새해 재계 주요 그룹들의 경영 키워드는 크게 ▲선도경영 ▲내실경영 ▲사회적책임경영 세 가지로 나타났다.

삼성, 현대차, SK 등 국내 굴지 그룹들은 2일 신년 시무식에서 총수나 회장의 신년사를 일제히 발표했는데 기업의 이윤을 얻기 위한 전략 외에도 사회적책임 경영은 그룹총수들이 서로 입을 맞춘 듯 신년사에서 어느 한 곳도 빠트리지 않고 강력한 실천의사를 나타냈다.

이건희 삼성회장은 “투자와 일자리 창출에 적극 동참”하고 “어려운 이웃이 희망과 용기를 가질 수 있도록” 사회공헌사업을 더 활발히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정몽구 현대차회장도 새정부 출범에 맞춰 국정 아젠다인 ‘국민 행복’에 기여하는 모범기업의 역할을 적극 수행하자고 임직원들을 독려했다.

특히, 한진그룹의 경우 조양호 회장의 신년사를 통해 2013년을 ‘동행의 해’로 선포했다.

SK도 현재 중국 출장 중인 최태원 SK㈜ 회장의 영상 신년 메시지 형태로 양극화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핵심적 방법으로 사회적기업 활성화를 강조했다.

이밖에 LG는 윤리경영 매진을, 롯데는 유통 중소기업 및 지역상권과 동반성장을, GS는 법질서 존중-공정·투명경영 강화를, 두산은 사회적 책임을 통한 존경받는 기업 실현을 각각 천명했다.

이처럼 나눔과 기업의 사회공헌은 새해부터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박근혜 정부는 100억대의 복지 예산을 편성하기도 했다.

지혜를 상징하는 뱀의 해에 김용복 회장과 같은 개인은 물론 기업과 국가 전체에 ‘소외’ 없는 사랑이 널리 퍼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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