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투데이 최원일 논설실장] 다음 주부터 전기요금이 인상된다. 추운날씨에 전력 수요는 증가하는데 요금인상까지 겹쳐 서민들 마음이 무겁다. 가정용 2.0% 산업용 4.4% 등 평균 4%오르는데 무슨 엄살이냐 할 수도 있다. 하지만 17개월 새 무려 네번째 인상이니 겁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공교롭게도 전기요금 인상이 알려지던 날 한국전력의 독점적운영체제가 만성적 전력 수급위기와 빈번한 사고발생의 원인이란 평가가 나왔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전력산업 위기의 원인과 향후 정책방향' 보고서를 통해 "지난 2001년 이뤄진 구조개편의 실패로 자원배분의 비효율이 지속되고 있다"며 이같이 밝힌 것이다.

국내 전력시장의 가장 큰 문제점은 공기업 독점체제다. 효과적인 경쟁을 통해 발전을 모색해야 될 도매전력시장이 독점체제 틀에서 벗어나지 못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구조개편 이후 설비 부족과 발전량 부족 현상이 초래되고 아울러 수급 위기상황이 장기화되고 있다. 특히 한전이 발전시장을 독점하면서 과잉투자나 설비 부족, 비효율적인 발전기종 선택으로 인한 투자실패의 위험이 소비자에게 전가되고 있다는 KDI지적에 타당성이 있다고 본다.

KDI 보고서를 보면서 잘못된 정책으로 인한 손해를 고스란히 소비자들이 덮어쓴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비록 소폭인상 이긴 해도 서민가계 및 일반소비자들에게는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가는 비에 옷 젓는다는 말이 있다. 권투선수가 큰것 맞아 다운되는 것만은 아니다. 잔 펀치를 자주 맞으면 기운을 잃어 결국 무너지게 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전력은 국가기간산업이다. 잘못 꼬인 매듭은 빨리 풀어 정상화 시켜야한다. 전문가들의 중지를 모아 합리적인 해결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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