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투데이 최원일 논설실장] 결혼은 일생에 단 한번 맞는 큰일이다. 당사자는 물론이고 혼주인 부모들도 더욱 의미 있게 맞고 싶어 한다. 이런 마음들이 가능하면 좋은 곳을 찾다보니 호텔결혼식이 성행하고 있다.

지난해하반기 서울 YMCA가 호텔 결혼식장이 호화결혼식을 조장하는 ‘끼워 팔기’실태를 조사했다. 서울시내 특1급 호텔 21곳의 결혼식 견적서를 분석한 결과 20곳에서 예식을 돋보이려고 꽃 장식-무대연출-고급음료 등을 필수 항목으로 선택토록 ‘끼워 팔기’를 하고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당시 20개 호텔의 꽃 장식비용은 350만원~1870만원으로 평균가격은 778만 원이었다. 평균 금액 9만원인 식사를 필수항목으로 지정한 호텔은 19곳이었다. 16개 호텔에서는 와인을 ‘끼워팔기’하고 13개 호텔에서는 165만원~385만원에 달하는 무대연출을 필수항목으로 지정하고 있었다.

이를 토대로 공정거래위원회가 호텔 예식장의 관행적인 '끼워 팔기'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보도됐다. 공정위가 호텔 예식장의 불공정거래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 건 지난 1999년 특1급 호텔 결혼식이 허용된 이후 처음있는 일이다. 조사결과가 나와 호텔측에 어떤 조치가 내려질지 관심이 높다.

호텔측이 패키지형 상품과 개별 선택형 상품을 마련해 판매한다면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패키지 상품을 강요해 고객에 피해를 입혔다면 이는 불공정거래로 판단할 수 있다는 공정거래위의 설명이다.

호텔이 정상적인 영업활동으로 예식장을 운영하는 것은 나무랄 일이 아니다. 문제는 예식비에 끼워 팔기가 성행해 값을 엄청나게 올려놓는데 있다. 일부 부유층이 지나치게 과시욕을 부리는 게 문제의 발단이다. 이에 편승한 호텔 업주들이 이것저것 끼워 넣어 호화판 결혼식을 연출해 내는 샘이다. 인륜지대사인 결혼식이 사회적 지탄을 받아서는 안 되도록 각성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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