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투데이 최원일 논설실장] 벼룩의 간을 빼먹는다는 말이 있다. 어려운 사람을 등쳐 먹을 때 흔히들 사용하는 말이다.

원래 벼룩에게는 간이 없다. 간 기능중의 하나가 단백질의 대사산물인 암모니아를 요소로 바꿔 소변에 섞이게 해 배출하는 것인데 벼룩은 이런 간 역할을 하는 기관이 없다. 그런데도 벼룩의 간이란 표현은 아주 작은 것을 탐내는 지나친 욕심을 비꼴 때 흔히 쓴다.

휠체어 등 장애인 보장구를 수입하면서 수입가격을 부풀려 62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6개업체가 적발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적발된 업체들은 수동휠체어, 욕창예방방석 등 노인복지용구 총 5만8000여 점을 수입하면서 정상 수입가격 37억원을 배 이상 부풀려 86억원으로 허위 신고한 혐의다.

이들은 조작된 수입신고 자료를 근거로 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품가격을 높게 책정 받아 복지용구사업소 등에 판매, 장기요양보험급여 등 수십억원을 부당 수령했다고 한다.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는 고령이나 노인성 질병 등으로 인해 혼자서 일상생활을 수행하기 어려운 노인들을 지원하는 제도다.

노인들이 필요한 복지용구를 구입하거나 대여하는 경우 소요비용의 85% 이상을 국민들이 납부하는 장기요양보험료 등 건강보험 재정으로 지원해 주고 있다.

특히 노인복지용구에는 관세 등의 세금 부담이 거의 없다는 점을 악용해 수입원가를 부풀린 업자들의 행위가 얄밉기 짝이 없다. 기업윤리가 없다느니 도덕적 해이가 심하다는 비판정도로는 그들의 비틀어진 마음을 되돌릴 수는 없을 것 같다. 큰 돈 벌수 있다면 노인환자용 물품이건 뭐건 가리지 않고 꼼수를 부리는 행위는 철저하게 근절시켜야 한다. 이들의 범죄행위가 존재하지도 않는 벼룩의 간을 빼먹는 것보다도 더 파렴치한 이러한 범죄행위는 다시 발부치지 못하게 뿌리 뽑아야 할 것이다.

유사범죄가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한 예방책을 마련하는 한편 끊임없는 단속과 처벌강화 조치 등 세관당국의 후속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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