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투데이 김태공 논설위원] 애인이 상대편을, 남편이 아내를, 아내가 남편을, 아비가 자식을, 자식이 부모를 사랑한다 해도 시원찮을 관계가 입에 담기에도 거북한 끔직한 인륜(人倫) 범죄로 이어지고 있다. 심지어 동물의 본능마저 저버린 듯 어머니가 자식을 살해하는 사례가 끊이지 않는다.

며칠 전에는 25세의 대학 휴학생 차남이 부모와 형을 치밀한 계획 아래 살해한 천인공노할 사건이 일어났다. 부모의 재산과 일가족의 보험금을 노린 것으로 여겨진다. 더 놀랄 일은 그가 죄책감을 느끼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는 유치장에서 “여자친구와 단둘이 만나게 해주면 범행 동기를 밝히겠다”거나 “나는 머리가 똑똑하다”고 말하면서 유치장 수감자들과 쾌활하게 지내는 등 사이코패스적 언행을 보이고 있다.

이제 모든 교육은 교과교육(국영수 등)을 포기하는 한이 있더라도 인성(人性) 교육을 최우선의 과제로 삼아야 한다. 마침 우리 국민이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교육문제는 ‘학생의 인성·도덕성 약화’(35.8%)와 ‘학교폭력’(34.5%)이라는 한국교육개발원의 교육여론 조사결과가 나왔다. 또 조사에서는 학교에서 현재보다 더 중시해야 할 교육내용으로 초(46%), 중(39.5%), 고(27.3%) 모두에서 인성교육을 1순위로 꼽았다.

우리 사회의 인명경시 풍조가 더 이상 만연하기 전에 어린아이 때부터 철저하게 가정과 학교에서 윤리도덕 교육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모든 교육의 목표를 ‘먼저 사람이 되는 법’을 가르치고 나서 능력 교육이 이루어지도록 재확립해야 한다. 그리고 인생은 능력과 성적순이 아니라는 점을 확실하게 가르쳐야 할 것이다. 더 이상 머뭇거릴 여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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