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투데이 최원일 논설실장] 내일이면 설 연휴가 시작된다. 올 설은 다른 해에 비해 유난히 더 많은 생각을 갖게 한다.

서민생활이 엄청 어려워져 그런지 명절 분위기가 크게 느껴지지 않는 것 같다. 특히 올 설은 연휴기간이 다른 해보다 짧다. 그러면서 명절기간 내내 엄청난 추위를 동반하고 있다.

사흘연휴가 짧긴 해도 여유 있는 가정에서는 해외여행이다 뭐다 거창한 계획을 세움직도 하다. 인천공항은 이미 며칠 전부터 승용차 주차공간이 없을 만큼 붐빈다고 들린다. 워낙 춥다보니 돈도 있고 시간여유도 있는 분들이 따뜻한 곳으로 잠시 여행을 갈 수도 있으리라. 그러나 대부분 서민들은 감히 꿈도 못 꿔볼 형편이다. 휴식을 취하며 우리 주변을 다시한번 돌아보자. 힘들고 어려운 때가 바로 사랑과 온정을 베푸는 좋은 기회가 아니겠는가.

생활이 여유롭다고, 돈이 많다고 풍족한 삶을 누리는 것은 결코 아니다. 마음을 비우고 자세를 낮춰 주어진 여건에 감사한다면 평안과 행복감을 느낄 수 있다고 선현들은 말씀하셨다. 행복지수가 이를 잘 말해준다. 이 용어가 처음 나왔을 때 많은 사람들은 놀라움을 나타냈다. 미국 영국 캐나다 일본 등 이른바 선진국들은 하나같이 중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지질이 가난과 헐벗음 속에서 헤매던 방글라데시 인도 등 빈국들이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는데서 많은 사람들이 놀랐던 것이다.

그러나 따지고 보니 잘 먹고 잘 산다고 마음이 편한 것이 아니고 그에 비례해서 근심걱정도 많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비록 가난해도 풍족하지 못해도 꿈을 갖고 가족과 이웃들이 오순도순 서로 도우며 열심히 살면 마음이 평안하고 행복감을 느낀다는 소박한 진리를 발견하게 된 것이다.

지금 우리 한국인들은 개국 이후 그 어느 때보다도 어려운 국면을 살아가고 있다. 새 대통령취임을 앞두고 여러 측면에서 개선하고 보완하고 손봐야 할 분야가 수없이 많다. 후보시절 공약한 사항을 지키자면 이만저만 예산이 필요한 게 아니다. 그래도 약속은 가능하면 지키겠다는 게 당선인의 생각이고 태도다. 부디 모든 분야가 잘 풀리길 바라는 국민들의 기대가 크다. 다른 한편에선 바로 약속이 빌미가 돼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우려를 낳기도 한다. 이런 전환기일수록 국민각자가 주어진 환경에서 사심 없이 최선을 다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특히 국가를 이끌고 사회를 리드해 가는 이른바 지도층은 제 역할을 잘해 주어야한다. 지도층이 각성 않고 구태에서 벗어나지 못해 서민들만 죽을 지경이라고 몰아 부치는 빌미를 주어선 안된다. 서민들도 대한민국의 한 구성원인 나는, 나의 가족은, 우리 회사는 내가 속한 집단은 과연 잘 하고 있는가. 가슴에 손을 얹고 겸허한 마음으로 반성해 봐야할 시점이다. 상황이 어려울수록 서로 보듬고 감싸고 사랑을 베풀면서 도와가야 할 때가 아닌가.

내 주변에는 나보다 더 어려운 처지에 있는 분들이 많다. 그 분들을 위한 나의 조그만 배려가 사회를 따뜻하게 하고 세상 살아가는 맛을 다시 느끼게 해 주는 청량제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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