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투데이 김태공 논설위원] 설을 전후로 아파트 층간소음 때문에 살인과 방화 사건이 잇달아 일어나 명절에 TV를 보던 국민들에게 큰 충격을 던졌다. 이전에도 직장 동료와의 불화에 의한 여의도 흉기 난동, 의정부역에서 발생한 침뱉기 사건, 술값 시비에서 빚어진 수원 살인 사건 등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발생하고 있다. 이처럼 언론을 통해 보도되는 일련의 사건 사고들은 아주 사소한 일에서부터 비롯된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일반적으로는 사소한 원인 때문에 일어난 일이지만 의학적으로는 피의자들의 분노조절장치에 이상이 생겨 발생한 사건이라고 진단한다. 이와 같은 분노조절장치 이상은 “분노조절장애(Anger Disoder)”로 불리는데, 증상으로 대다수가 ‘스스로 조절할 수 없는 폭발적 충동감’을 호소한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한 처방으로 첫째, 분노 폭발 역시 정신적 폭력이므로 “나는 화를 조절해서 표현할 줄 아는 강한 사람”이라고 자기 격려를 할 것을 권한다. 둘째로, 멈춤 능력을 강조한다. 분노 폭발은 자극에 대해 30초 안에 이루어지기 때문에 스포츠 경기에서처럼 잠깐 타임-아웃을 부르면 된다. 셋째는 ‘피해자’ 또는 ‘가해자’라는 상황을 벗어나 스스로 ‘문제 해결자’가 되어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떠올려 볼 것을 권장한다.

문제는 이런 장애가 어릴 때부터 시작된다는 것이다. 정부가 처음으로 초·중·고 학생들의 정신건강을 조사해 봤더니 관심군, 즉 앞으로 정신적인 문제가 생길 수가 있으니 관심을 더 갖고 관리해야 하는 학생이 100만 명이 넘는다는 통계가 나왔다. 또 이미 문제가 발생하여 심층적인 상담을 통해서 집중관리해야 하는 학생도 22만 명으로 조사됐는데, 특히 중학생 비중이 높았다.

현대는 사회가 복잡다기해지고 경제적인 면에서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기 쉽기 때문에 어릴 때부터 겸양과 배려의 마음을 심어주는 교육의 역할을 더욱 강화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가고 있다.

각급 학교는 학생들의 성적만 올리기에 급급할 것이 아니라 올바른 인성교육을 위해 학생 개인의 성취도를 제고하는 방향으로 커리큘럼을 조정해야 할 필요가 있다. 규칙을 지킴으로써 스스로를 억제하게 만드는 스포츠 교육 및 정신적 조화와 카타르시스를 가져다주는 예능교육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한편 가정의 역할도 빼놓을 수 없다. 부모는 제 자식만 귀하다고 억지떼를 무조건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그리고 부모의 행동거지가 자식들에게는 거울로 비치는 만큼 모범을 보여야 한다. 자녀의 능력을 중시하기보다 바람직한 사회를 구성하기 위해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할 것인가를 토론하는 자상한 부모의 역할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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