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투데이 최원일 논설실장] 한 소방관의 순직이 우리를 슬프게 한다.

경기 포천소재 플라스틱 공장에서 13일 새벽 화재가 발생해 건물 2개동과 지게차, 화물차를 태웠다. 이 불로 화재를 진압하던 윤 영수(33) 소방교가 붕괴된 건물에 깔려 병원으로 옮겼으나 치료 중에 끝내 순직한 것이다.

원래 윤 소방교는 구급대원이다. 화재를 직접 진압하는 게 임무가 아니다. 그는 화재로 인해 다친 피해자와 소방대원을 응급처치 하는 일을 맡고 있다. 하지만 현장에 출동할 때마다 진압 인력이 부족하다 보니 구급대원이 소방호스를 들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이번 사고는 소방인력 부족이 낳은 인재(人災)라는 게 정확한 진단이다.

우리나라 소방인력은 인구비례로 볼 때 매우 열악한 편이다. 소방관 1인당 담당인구는1208명 수준이다. 미국(1075명) 일본(820명)과 홍콩(816명)등 다른 나라에 비해 높다. 특히 수도권은 1인당 2000명을 넘겨 미-일 등에 비해 2배~2.5배의 업무 부담을 안고 있다고 한다. 소방인력이 워낙 부족하다 보니 불이 나면 구급대원이라고 해서 응급조치만 할 수는 없는 형편이라는 지적이다.

전문 진압요원이 아닌 구급대원이 주 업무 대신 진압에 나설 수 밖에 없다보니 언제든지 이런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얘기다. 부족한 인원을 시급히 충원하고 교육시켜 전문요원화 하는 것이 이러한 피해를 막는 지름길이다.

따라서 소방인원 확충 문제는 어떤 복지후생 보다도 앞서서 해결해야할 시급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런 문제가 해결돼야 신혼의 아내, 100일 된 아들과 6순 홀어머니를 두고 먼 길을 떠나 간 제2 제3의 윤 소방교와 같은 비극을 피할 수 있을 것이다.

안전행정부를 표방하는 박근혜정부가 치안확보를 위한 경찰관 증원과 함께 가장 먼저 손대야할 분야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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