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건설부동산부 기자

 

한국수자원공사는 최근 12조원 규모의 태국 통합물관리사업 수주전에서 10개 전분야에 걸쳐 최종예비후보로 선정됐다. 이 사업은 지난 2011년 815명의 사망자와 46조원의 피해를 가져왔던 태국 대홍수 발생 후 태국정부가 물관리 인프라 구축을 위해 추진 중인 대형 국책사업이다.

앞서 정부는 수자원공사를 주축으로 현대건설, 삼성물산, 대우건설, GS건설, 대림산업, SK건설 등 국내 굵직한 대형사와 팀을 꾸려 입찰에 참여했다. 각 업체들의 합종연횡이 이뤄진 것이다.

여기에 이명박 대통령은 우리나라 정상으로는 31년만에 처음으로 태국을 공식 방문해 태국 총리에게 우리기업의 물 관리 프로젝트 수주를 위한 지원을 요청하는 등 외교지원에 힘을 보태고 있다.

건설업계 역시 4대강 살리기 사업을 통해 충분한 경험과 노하우, 지명도까지 갖추고 있어 프로젝트 전체 또는 일부 수주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견해를 내놓고 있으며, 이들은 기술적인 우위에 앞서 문화적 접근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컨소시엄에 참여한 한 대형사는 태국의 AIT대학교의 학생들과 교수진이 한국을 방문할 당시 가이드에 앞장서며 한국 알리기에 나서기도 했다. 기업 이미지 강화 측면은 물론 AIT대학 교수진은 태국 사회 전반에 영향력이 크기 때문이다.

이 같은 정부와 건설업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4대강 사업과 연계해 일부 환경단체가 왈가왈부하는 등 지적을 삼고 있어 우려스럽다. 한 푼의 외화라도 벌기 위해 열사의 땅에서 악전고투하는 건설사들이 그동안 어렵게 쌓아왔던 명성을 한순간에 허물어 버릴 수도 있는 이유에서다.

물론 4대강 정비사업은 분명하게 장·단점이 존재한다. 다만 국익이 걸린 사업을 놓고 태국까지 가서 4대강 정비사업을 실패한 사업으로 몰아세우는 것은 섣부른 판단이다.

태국은 지난 감사원의 4대강 감사결과에 대해 별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보고 있으며 오히려 4대강 사업의 내용과 효과, 우리의 기술력 등에 대한 신뢰의 결과로 수공컨소시엄을 최종예비후보로 선정했다는 게 국토부의 설명이다.

4대강 수출길이 가로막힌다면 건설업계는 이번 태국 물관리 사업 뿐 아니라 향후 타 국가에서 발주하는 관련 사업을 두고 내부 안팎(환경단체 등)부터 다져야하는 시간에 진이 빠져 실질적인 경쟁력 우위에서 한 걸음 뒤처질 것이다. [일간투데이 김대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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