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투데이 김태공 논설위원] 국립국어원 누리집 ‘온라인 가나다’의 설명에 따르면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른다”는 속담은 ‘철모르고 함부로 덤비는 것’을 비유하는 말이라고 한다. 이 속담에 포함된 ‘하룻강아지’는 ‘하릅강아지’가 변한 말이다. 즉 ‘하룻’은 ‘하릅’의 변형이다. 이 하릅은 두습, 세습, 나릅, 다습, 여습 등처럼 소, 말, 개 등과 같은 짐승의 나이를 가리키는 말로 '한 살'을 의미한다.

북한은 19일 제네바 군축회의에서 한국을 ‘최종 파괴(final destruction)’ 하겠다고 위협했다. 제네바 주재 북한 대표부 외교관 전용룡은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른다’는 속담을 인용하면서 “한국의 변덕스러운 행동은 최종 파괴를 예고할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핵실험을 언급하지는 않은 채 “최근 자위를 위한 결연한 조치를 취했다”며 이는 “외국의 침략자에 대해 강한 대응행동”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미국이 북한에 대해 끝까지 적대적인 접근을 하면서 상황을 더 복잡하게 만들면 북한으로서는 계속해서 제2, 제3의 더 강력한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북한은 그동안 핵에 대해 미국의 적대시 정책에 따른 자위적 조치로 설명해왔으며 핵을 배경으로 남측을 직접 위협하지는 않았다. 이러한 변화는 1994년 3월 판문점 남북특사교환 실무접촉에서 북한 대표로 나온 박영수가 처음 언급한 ‘서울 불바다’와는 뉘앙스가 다른 위협이다. 북한은 현 정부에도 ‘청와대 불바다’, ‘조준타격’ 등으로 위협했지만 그동안은 장사정포(長射程砲) 등 재래식 무기를 전제로 한 것이었다.

대북 전문가들은 북한의 이런 위협이 핵능력, 나아가 핵 보유에 대한 자신감을 배경으로 나온 것으로 분석한다. 핵으로 남한을 위협하는 일종의 ‘핵그림자(nuclear shadow)’ 전략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핵능력이라는 자신감을 바탕으로 북한은 우리에게 지속적인 위협을 가할 것이다. 특히 핵을 배경으로 재래식 도발을 더욱 과감하게 자주 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북한의 핵그림자 전략에 따른 위협은 우리로서는 감당하기 어렵다. 그뿐 아니라 하룻강아지의 섣부른 판단은 한민족 공멸을 예고하기도 한다. 한시바삐 온 국민이 수긍하는 대책을 수립하기를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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