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 반도체 기획인터뷰 (5)

국내 반도체 업계가 D램을 넘어 시스템반도체까지 넘보는 상황까지 발전했다. 주요 글로벌 반도체업체의 수장들을 통해 그들의 과거, 현재, 미래를 들어보고, 국내 반도체업계의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시리즈 인터뷰를 기획했다. 

인터뷰는 ▲인텔 코리아 (이희성 사장) ▲TI 코리아 (켄트 전 사장) ▲프리스케일 코리아(황연호 사장) ▲엔비디아 코리아 (이용덕 사장) ▲AMD 코리아 (권태영 AMD 아시아태평양-일본 총괄사장 및 AMD 코리아 대표이사) 순으로 연재된다.

[일간투데이 조영만 기자] AMD는 태블릿, 노트북, 데스크톱 PC를 비롯해 서버 및 산업용 컴퓨터까지 다양한 컴퓨팅 기기에서 사용되는 CPU(Central Processing Unit)와 GPU(Graphic Processing Unit)를 제공하고 있다. 여기에 고성능 CPU와 GPU를 하나의 칩에 통합한 혁신적인 AMD APU를 통해 사용자들에게 한 차원 높은 디지털 경험을 제공하고 있는 반도체 디자인 혁신 기업이다.

AMD의 서버 컴퓨팅 제품은 업계 선도적인 클라우드 컴퓨팅과 가상화 환경을 제공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으며, AMD의 그래픽 기술은 게임 콘솔, PC 및 슈퍼컴퓨터까지 다양한 솔루션에 제공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의 IT 인프라를 갖추고 있을 뿐만 아니라 소비자들이 최신 IT 제품에 대한 습득이 빠르고 고성능 제품에 대한 수요가 높아 AMD 내에서도 하이테크 디바이스의 테스트 베드이자 전략 시장으로 간주되고 있다. 특히, PC 시장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게임 산업에서 엔씨소프트나 넥슨과 같은 한국 기업이 세계 시장을 선도하고 있고, 삼성, LG 등과 같이 세계적인 글로벌기업들이 기반을 두고 있어 이를 지원하는 AMD의 한국 지사도 중요한 입지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권태영 AMD 아시아태평양-일본 총괄사장 및 AMD 코리아 대표이사(이하 권 대표)는 삼성, 도시바 등 주요 글로벌 PC 제조사와의 협력 및 파트너십을 강화하기 위해 만든 AMD 글로벌 전략 다국적 기업 영업 본부 삼성·도시바를 총괄해 AMD 본사내에서 매우 확고한 입지를 차지하고 있다. 고객사가 AMD 솔루션을 기반으로 국내 시장은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본사로부터 최고 수준의 지원을 받고 있는 것이다.

권 대표는 20년 이상 세일즈, 마케팅 및 컨설팅 분야에서 활동해왔으며, AMD 입사 전, 델(Dell)에서 10년 이상 주요 글로벌 기업의 지역 협력 마케팅 담당 시니어 디렉터, 글로벌 및 공공부문 영업이사, 미 국방 정보국(US Federal Defense, Intelligence and Civilian Organization)의 글로벌 어카운트 본부장으로 근무한 바 있다. 또한, 지난 2월 13일에는 AMD 아시아태평양 및 일본 지역 총괄 사장으로 선임됐다. 이에 기존에 담당하던 AMD의 삼성 및 도시바 글로벌 비즈니스는 물론, 한국, 일본, 인도, 호주, 동남아 등을 포함한 전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비즈니스를 총괄하게 됐다.

▲ 권태영 AMD 아시아태평양-일본 총괄사장 및 AMD 코리아 대표이사(제공=AMD코리아)

▲삼성 비즈니스, AMD 볼륨 1000% 이상 성장

권 대표는 2010년 9월, 전 세계 PC 시장에서 AMD의 비즈니스를 확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한 글로벌 전담 조직을 이끌기 위해 AMD에 합류했다.

권 대표는 합류한지 1년 만에 AMD의 ‘삼성’ 글로벌 전략 본부뿐 만 아니라 AMD 내 ‘도시바’와 ‘소니’ 글로벌 전략 본부를 총괄할 정도로 비즈니스 적으로 괄목할 만한 성공을 이끌어냈다. 2년여가 지난 지금 삼성의 글로벌 PC 비즈니스에서 AMD 볼륨은 1000%이상(2012년도 말 기준, 유닛 기준) 성장했으며, 삼성이 글로벌 시장에 출시한 AMD 플랫폼 수가 3개에서 15개로 크게 증가됐다.

권 대표는 이렇게 지난 2년여 동안 AMD 코리아의 비즈니스 성장을 이끄는 한편, 국내 게이머들을 위한 게이밍 행사를 주최하거나 어려운 환경의 어린이들에게 노트북을 제공하는 소셜 기부 활동에 참여하도록 독려하는 등 AMD 코리아가 국내 소비자들과 활발히 교류하고 사회적으로 기여할 수 있도록 이끌어가고 있다.

삼성전자와의 전략적 관계 형성을 질문하자 권 대표는 “최근 CPU에서의 협업을 기반으로 그래픽 비즈니스에서도 큰 폭의 성장을 이루고 있는데, 이는 ‘다이아몬드 전략’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며 “다이아몬드 전략은 기존의 sell-in 위주의 비즈니스 방식에서 탈피, 글로벌 각국 시장에서 고객 제품의 판매 촉진을 위해 AMD 및 고객사 영업 및 마케팅 담당자들이 협업하고 이를 AMD와 고객사 본사에서 지원하는 유기적인 영업 방식”이라고 말했다.

또 “이런 성공적인 전략을 바탕으로 AMD 내에서도 삼성 어카운트의 중요도가 급속하게 높아지면서 ‘Top 3 focus customer’ 로 선정, 최고 경영자 그룹에서도 예의주시하고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AMD, 태블릿 플랫폼을 위한 제품 출시

최근 스마트폰과 태블릿PC의 전 세계적인 수요 증가는 AMD에게도 영향을 주고 있다. 작년 한해는 스마트폰과 태블릿 PC의 원년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많은 제품들이 출시됐고, 사용자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 이에 소비자들은 PC 사용 패턴뿐만 아니라 그 주변 환경까지도 바꾸게 됐다. 많은 PC 업체들도 이런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모바일 디바이스에 적합한 다양한 제품들을 출시하고 있다.

AMD도 변화에 맞춰 태블릿 플랫폼을 위한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특히 작년 10월 출시된 태블릿용 APU인 ‘AMD Z-60 APU’가 후지쯔 스타일리스틱(STYLISTIC) Q572 10.1 태블릿에 탑재되기도 했다. 이번 CES 2013에서는 고성능 태블릿을 위한 세계 최초의 x86 쿼드코어 SOC (system on a chip)인 ‘테마쉬(Temash)’를 선보였다.

PC시장을 전망하는 물음에 권 대표는 “앞으로 PC 시장은 더욱더 ‘휴대성’과 ‘그래픽’에 포커스를 두고 발전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맥북에서 시작된 초박형 노트북은 삼성의 울트라 시리즈나 HP의 슬릭북(SleekBook)처럼 거의 모든 브랜드에서 비슷한 콘셉트의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태블릿과 노트북을 겸하는 하이브리드 노트북의 형태도 많이 소개되고 있다. 데스크톱의 경우, 세련된 디자인의 올인원(All-in-One) PC가 올해도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단순 정보와 엔터테이먼트에 많은 시간을 할애(割愛)하는 사용자들의 늘어나고 그 시간 또한 길어지면서 태블릿이나 초박형 노트북들의 그래픽 성능 중요도가 보다 높아질 것이라는 견해다. 태블릿이나 초박형 노트북에서도 풀HD 해상도를 지원, 고성능 3D게이밍이 가능해질 것이며, 통합칩의 경우도 연산을 담당하는 CPU 보다는 그래픽을 담당하는 GPU의 성능 향상이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했다.

▲HSA 협회의 회원사로 최근 삼성과 퀄컴 합류

AMD, 인텔, 엔비디아가 비슷한 시기에 병렬컴퓨팅 환경을 위한 제품을 내놨다. 병렬컴퓨팅 기술 분야도 삼파전 양상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AMD의 전략을 물었다.

권 대표는 “개발자들이 개방형 표준을 선호하는 만큼 공개 표준 언어인OpenCL 적용은 성공적인 소프트웨어 개발에 필수적”이라며 “AMD는 ISV(Independent Software Vendor)지원, 개발자 솔루션 강화, AMD 퓨전 펀드 운영, 대학 및 개발자 생태계 강화 등의 네 가지 키워드를 바탕으로 개발 업계에 이기종 컴퓨팅(Heterogeneous Computing) 비전을 꾸준히 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AMD는 2011년 6월 AMD 퓨전 개발자 회의인 AFDS(AMD Fusion Development Summit)를 개최해 OpenCL 공개 표준을 바탕으로 병렬컴퓨팅에 대한 논의를 촉구했고, 작년 6월에 열린 개발자 회의에서는 이기종 시스템 아키텍처(HSA: Heterogeneous System Architecture) 협회도 창설했다.

세계 기술 지도자들이 모인 HSA 협회는 비영리 독립 컨소시엄으로 이기종 컴퓨팅에 대한 공개, 표준 기반 접근법을 정하고 이를 장려하기 위해 설립됐다. HSA 협회의 초기 설립 회원사로는AMD, ARM, 이미지네이션 테크놀로지, 미디어텍, 텍사스 인스트루먼트가 있으며 최근 삼성과 퀄컴이 합류했다.

권 대표는 “회원사들은 단일 아키텍처 사양을 추진하고 프로그래밍 모델을 단순화시킴으로써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이 현대적인 CPU와 GPU에서 찾을 수 있는 능력을 최대한 활용하고 이기종 프로세서의 병렬 컴퓨팅 엔진의 성능 및 전력 효율성을 활용할 수 있도록 협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AMD, 자사 제품 보안 솔루션 통합

AMD는 작년 3월 마이크로서버 업체인 씨마이크로(SeaMicro) 인수에 관한 최종 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씨마이크로는 에너지 효율이 높은 고대역 마이크로서버의 선구적인 기업이다. 이에 AMD는 클라우드 기반 데이터 센터를 서비스하는 OEM 고객사에 획기적인 서버 기술을 제공하는 전략을 펼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저 전력 서버 시장에 어떤 제품 및 기술을 준비 중인가 묻자 권 대표는 AMD 서버 기술과 씨마이크로 기술과의 결합을 통해, 성능은 향상시키면서 데이터 센터의 복잡성과 비용, 그리고 에너지 소모를 현저하게 감소시킬 수 있는 다양한 프로세서와 플랫폼을 고객들에게 제공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씨마이크로 SM10000-XE 서버는 높은 집적도와 최대의 에너지 효율성을 갖춘 시스템으로 오늘날 동급 최고의 서버가 사용하는 전력의 절반과 3분의 1의 공간을 사용, 최대 12배의 대역폭을 전달한다는 것이다.

AMD와 ARM이 협력으로 제공하고 있는 보안 솔루션에 대해서도 “온라인으로 통한 콘텐츠 사용과 거래가 증가하면서 보안에 대한 개인과 기업의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니즈에 부응하기 위해, AMD는 자사 제품에 보안 솔루션을 통합한다”고 밝혔다.

ARM과의 전략적 기술 제휴를 통해 SoC(System on a chip) 설계 공법으로 ARM 트러스트존 기술을 향후 APU에 통합할 예정이라는 것이다. 이는 모바일 보안 에코시스템을 X86 하드웨어에 적용한 업계 최초의 협업으로 더 광범위한 생태계 지원을 가속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차별화된 제품 제공 ‘양손잡이’ 전략

AMD는 앞으로 ‘소비자 주도’, ‘클라우드’, ‘융합’을 중심으로 하는 경향이 더욱 강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x86과 그래픽 기술 혁신의 오랜 역사 위에 다른 기술 및 지적 재산을 포용함으로써 차별화된 제품을 제공하겠다는 이른바 ‘양손잡이’ 전략을 의미한다. 이 전략은 고객 맞춤형 솔루션을 개발하게 하고, 출시 기간 단축을 위해 시스템 온 칩(SoC) 중심적인 로드맵을 발표하는 것이다.

권 대표는 “AMD는 IT업계의 변화를 수용하는 혁신적인 기술로 시장의 요구를 충족시키고 지속적인 성장을 이루어 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인터뷰를 마무리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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