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태규 산업부 팀장

 

[일간투데이 선태규 기자] 최근 통계청 집계에 따르면 ‘사실상 실업’에 해당하는 사람이 390만명이다. 특히 취업준비생은 지난해 11월 현재 58만2000명으로, 1년 전(53만명) 보다 9.8% 늘어났다. 그래서 청년 실업이 실업률을 높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청년 실업문제를 해소하겠다고 MB정부 때 도입된 게 ‘청년 인턴제’다.

한국전력은 올해 정규직 818명, 청년인턴 1128명을 신규 채용할 예정이다. 한전의 인턴은 2가지로 나뉜다. 고졸출신의 채용 결정형 인턴과 대졸 중심의 일반 인턴이다. 비중은 대략 3대 7 정도다. 올해 청년인턴 중 300명 정도가 정규직을 보장받게 돼 인턴기간이 만료되면, ‘4을’ 직급을 받게 된다. 전력거래소도 이달 중에 20여명의 인턴을 채용할 예정이다. 이 중 20%는 정규직으로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

인턴제가 소수의 청년들에게 취업기회를 제공하고는 있지만, 다수에겐 오히려 취업기회를 박탈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비정규직 보다 못한 ‘처우’도 자괴감 섞인 ‘현실’로 문제시되고 있다. 인턴들은 보통 6~9개월 정도 근무를 한다. 아침 9시부터 오후 6시까지가 근무시간이지만, 출근 시간은 빨라지고, 퇴근 시간은 늦춰질 수 있다. 조직에서 막내가 아침에 늑장을 부리거나 저녁 때 시간됐다고 자리를 박차고 나가는 ‘용기’를 발휘하기는 어렵다. 업무는 커피 타기, 복사 등 잡무가 많고, 짬을 내 취업 공부를 한다고 하나 성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이들이 한달간 일하고 손에 쥐게 될 급여는 대략 90만원이다. 인턴기간을 1년 이내로 한 것은 퇴직금을 주지 않기 위해서라는 얘기도 있다. 근무기간이 1년을 초과하면, 평균 월급 1개월치를 추가로 지불해야 하기 때문이다. 인턴 기간이 만료되면, 이력서에 ‘인턴 근무’를 한 줄 더 넣을 수 있다. 하지만 인턴 횟수가 증가하다 보면, ‘정규직 부적격자’라든가 ‘낙오자’라는 인식을 줄 수 있다. 인턴기간을 오히려 빼버리는 취업준비생까지 생기고 있다.

취업준비생이 취업 준비에 집중을 못하고, 몇 푼 안되는 급여에, 심하게 얘기하면 ‘노동착취’라고까지 불리는 인턴 현장에서 몸살을 앓고 있다. 딱 부러지는 해결책은 아직 없지만, 근무 여건을 좀 개선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공부 기회를 잃는 만큼의 댓가를 더 지불하고, 근무 시간도 시차를 둔 탄력적 조정이 필요하다. ‘청년인턴제’가 지푸라기라도 잡겠다고 나선 ‘젊은 사회적 약자’들의 발목을 잡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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