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투데이 김태공 논설위원] 북한 노동당 통일전선부 산하 대남기구인 조평통(조국평화통일위원회)은 박근혜 대통령의 대북 대화 제안에 대해 “교활한 술책”이라고 비난했다. 조평통은 “대화 제의란 것을 들여다봐도 아무 내용이 없는 빈껍데기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조평통의 반응을 볼 때 북한은 우리의 대화 제의에 구체적 내용과 지원 방안 등이 빠져 있기 때문에 거부하는 제스처를 보이는 것으로 관측된다.

취임 후 처음으로 한국을 비롯한 동북아 3국(한,중,일)을 방문한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은 (한국과 미국은) 북한 핵 문제를 대화를 통해 풀어가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다음날 중국을 방문한 케리 장관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리커창(李克强) 총리, 왕이 외교부장 등 중국 지도부를 잇따라 만나 “미·중은 평화적 방식을 통한 한반도 비핵화를 공동으로 추진키로 했다”고 말해 대화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어 일본을 방문한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외무상과 만나 북한 문제와 관련해 “모든 의제를 테이블 위에 꺼내놓고 협상하자. 우리의 선택은 협상이다”며 대화에 나설 것을 북한에 거듭 촉구했다.

한편 일본의 정치권에서 자위권 차원의 대북 선제공격론이 나와 그 진위와 배경을 두고 논란이 뜨겁다. 미국의 정치권도 개방 대신 연일 핵 및 미사일 위협을 가하는 북한 김정은을 향해 ‘광대, 바보’ 등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김정은이) 위기 국면을 활용해 권력 기반을 다진 뒤 오히려 먼저 대화를 제기하고 나올 수 있다”고 예상했다. 정부 당국자는 “대화가 단시일 내에 이뤄질지는 좀 신중하게 기다려봐야 한다”면서도 “한·미 독수리 훈련이 끝나는 이달 말을 전후해 북한의 본격적인 태도 변화가 있을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결국 공은 북한에 넘어간 상태다. 북한은 한중일이 한목소리로 “북한이 대화에 응하면 평화체제 논의 등 북한이 원하는 의제를 논의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진 점을 신중하게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아울러 박근혜 대통령의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가 가능하도록 시기를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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