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투데이 최원일 논설실장] 16일 밤 대전구장. 꼴찌와 꼴찌의 한판 승부가 벌어졌다. 9위 한화가 막내 구단 NC를 제물로 개막 13연패의 지긋지긋한 사슬을 끊을 수 있을까. 아니면 2연승을 기록한 8위 막내가 또 한번 일을 낼 것인가. 야구펜들의 시선이 집중됐다.

한화나 NC 펜은 물론 야구를 좋아하는 모든 이들이 관심을 갖기에 충분한 여건이었다. 경기 초반에는 NC가 기세를 올리며 잘 나갔다. 그러나 중심타선이 살아난 한화가 뒤집기에 성공하면서 값진 첫 승을 건진 것이다. 프로야구 9개팀 중 막내로 이제 막 출발한 NC와의 게임마져 진다면 끝장이라는 비장한 마음이 서로 통한 것일가? 아무튼 한화의 값진 승리로 막을 내린 한판 승부였다.

TV화면에 많은 것이 비쳐졌다. 70대 노감독의 눈물 글썽이는 모습이 그동안 얼마나 마음 조렸는지 알 것 같았다. 서로 끌어안고 눈물 흘리는 선수들. 관람석에는 두손을 모으고 간절히 기도하는 펜들의 모습도 보였다. 경기 내내 돋보인 것은 수많은 관중이 한마음으로 응원하는 광경이었다. 웬만하면 때려치우라고 비아냥도 나올법한 상황인데도 관중들은 의연했다. 오늘 또 지더라도 너희를 믿고 내일 다시 나와서 응원하겠다는 그런 표정이 역력했다. 이런 펜들의 뜻과 마음이 선수와 코칭스탭에 전달된 것 같았다. 악몽에서 깨어난 선수들이 제몫을 하기 시작한 것이다. 7전8기(7轉8起)라면 몰라도 13전14기는 좀 심하긴 하지만 어쨌든 해냈다.

한화는 이런 과정을 거울삼아 더욱 분발할 줄 믿는다. 지금은 시즌 초반이다. 결코 기죽을 필요가 없다. 왜 이런 결과가 나왔는지 철저히 분석하고 반성해 앞날을 다지면 될 것이다. 한화의 귀중한 1승은 어려운 환경속에서 실의에 빠져있는 수많은 국민들에게 큰 메시지를 던져 주었다. 포기하지않고 끝까지 매달리면 기필코 일어설 기회가 찾아온다는 귀한 교훈을 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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