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발적 시민참여, 성숙한 시민의식 돋보여

▲ ‘쓰레기와의 사랑과 전쟁’ 일선에서 각종 민원과 현장점검 등 업무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이학보 청소행정 팀장과 최영희 주무관.

[수원=일간투데이 김현섭 기자] 수원시가 지난1일부터 ‘쓰레기와의 사랑과전쟁’을 전면 시행했다.

지난 22일 일선 주무부서에서 밤낮을 가리지 않고 쓰레기 감량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 수원시 청소행정과 이학보(52) 청소행정팀장과 최영희(42) 주무관을 만나 그동안의 성과와 문제점을 들어 봤다.

-‘쓰레기와의 사랑과 전쟁’을 선포한 배경은?

▲‘쓰레기와의 사랑과 전쟁’에서 사랑은 재활용품을 말하고, 전쟁은 무단투기 근절을 말한다. 재활용품 선별만 제대로 해도 쓰레기가 절반가량 확 줄어든다. 이번 시책은 무엇보다 쓰레기 감량과 무단투기 근절이 목표다. 수원시 인구가 계속 늘어나면서 쓰레기도 계속 늘어난다.

이대로 나가면 현재 2기 운영 중인 소각장 일일 소각량이 그 한계점에 다다른다. 소각장 1기를 설치하려면 1천억원에 가까운 비용도 문제지만, 각종 민원 등으로 사실상 어려움이 있다. 무엇보다 쓰레기양을 줄이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또 현실적으로 비용이 가장 적게 든다. 또한 분리수거를 제대로 않는 쓰레기는 소각장의 반입정지 사유가 된다. 마구 뒤섞인 쓰레기 속 깡통 등이 들어가서 기계고장 원인이 된다.(이학보 청소행정 팀장)

수원시가 '쓰레기와의 사랑과 전쟁'을 시작하며 무단투기된 불법 쓰레기를 수거하지 않고 있다. 시는 이를 위해 무단투기 단속 감시원 500명을 위촉했으며, 택시운전자들로 구성된 '도로환경 감시단'을 운영해 차량용 블랙박스를 활용한 불법 쓰레기 무단투기 적발에 나섰다. 또 28개 단체 400여 명이 참여하는 ‘도로 입양사업’과 취약지역 83곳을 대상으로 자원봉사 83개 단체가 참여하는 ‘클린누리사업’도 전개 중이다.

-자발적인 시민 참여가 돋보인다. 가시적인 성과도 나왔는데?

▲지난 1일부터 16일까지 710건을 단속해 138건 756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했으며 나머지 572건은 청문 진행 중이다. 또 쓰레기 종량제 봉투 판매액이 32.1% 크게 증가했다. 생활쓰레기 역시 하루 평균 32톤(10%)씩 감소하고 있다. 무엇보다 재활용품의 수거율이 크게 늘었으며, 무단투기 쓰레기양도 월초에 비해 현저히 줄어들고 있다. 집중단속이 효과를 보고 있다.

-수원시의 한 해 쓰레기 최대 소각량은 18만톤이다. 그리고 이미 오래전에 17만톤을 넘어섰다. 이번 ‘쓰레기와의 전쟁과 사랑’은 어찌보면 가장 시급한 수원시 현안 문제다 어려운 점은?

▲쓰레기와의 사랑과 전쟁 전에는 하루에 한 두건 오던 민원 전화가 지금은 3~40배 늘었다. 또 전에는 대형폐기물 위주의 민원이었지만, 요즘은 생활쓰레기 민원이 대부분이다. 민원 내용은 대부분 ‘취지는 이해하지만 규격봉투를 제대로 실행하고 있는 내가 왜 피해를 봐야 하나. 당장 치워달라’는 민원이 대부분이다.(최영희 주무관)

일선 현장 공무원의 애로사항이 느껴진다. 취재 내내 민원전화가 쉴 새 없이 울린다. 한 민원인은 직접 찾아와 당장 CCTV를 설치해 달라며 으름장도 놓는다.

민원설득이 어렵다. 현장에 나가면 차라리 내가 봉투를 사서 깨끗이 해주고 싶을 정도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다시 옛날로 환원된다. 시민들께 불편을 드려 죄송하지만 협조를 부탁드린다. 현재 가용인원을 최대한 운용하며 피해가 최소화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 쓰레기와의 전쟁에서 반드시 승리해야만 한다. 성숙한 시민의식을 갖춘 우리 수원시민은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믿는다.(이학보 팀장)

▲ 지난 22일 경기도청 앞 대로변에 버련진 양심들. 3일 전에 비해 무단 투기된 불법쓰레기 양이 거의 늘지 않고 있다. 집중단속과 홍보 등 그간 시청의 지속적인 노력과 성숙한 시민의식이 성과를 보이고 있다는 반증이다.

- 시는 이번 불법 무단투기 쓰레기 근절을 위해 최선을 다하면서, 한편으로는 시민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여러 방안을 강구하고 있는데 대표적인 것은?

▲이번 시책의 최종 목표는 재활용품 분리수거와 무단투기 근절을 통한 쓰레기 감량이다. 무단 투기물을 쏟아보면 정작 쓰레기는 반이 되지 않고 재활용품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앞으로 시는 쓰레기의 날을 정해 시민이 주도해서 일제 쓰레기 청소를 하는 방안도 강구하고 있다. 단, 이것은 통장, 반장 등 민이 주도하고 관이 협조하는 형태가 되어야 한다. 성숙한 시민의식을 바탕으로 청결한 수원시를 만들기 위해 우리 모두 뜻을 모아야 한다.(이학보 팀장)

현재 아파트 단지의 쓰레기봉투 구입율은 90%가 넘지만, 빌라 등 일반 주택은 50%가 되지 않는다. 또한 CCTV가 설치된 곳에서 태연히 쓰레기를 버리는 사람도 있다. 특히 외국인 근로자 등은 단속해서 과태료를 부과해도 이를 무시하고 내지 않다 출국하면 그만이라고 한다. 출입국관리소와의 연계 방안도 강구해봐야 할 시점이다.

앞으로 본격적인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면 각종 악취와 벌레, 그리고 미관은 더욱 나빠질 것이다. 이에 대한 방역 등의 대비도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 특히 장마철에 방치된 음식물 쓰레기가 하수구로 유입되어 자칫 경기도가 추진하고 있는 수질오염총량제와 상충된다는 지적도 받을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 끝으로 시민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현재, 수원시의 ‘쓰레기와의 사랑과 전쟁’은 성숙한 시민의식과 시청의 노력 등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시는 쓰레기 배출량을 줄이고 자원 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해 재활용 수거용 투명봉투 보급사업을 시범운영 및 확대도 검토하고 있다.

본래의 취지에 맞게 쓰레기 감량을 통해 깨끗한 수원시가 될 수 있도록 민과 관이 한마음 한 뜻으로 힘을 모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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