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잘 달릴 수 있는 좋은 수레바퀴가 되겠습니다”

지난달 24일 열린 전문건설협회 총회에서 제8대 회장으로 추대된 박덕흠 신임회장(원화건설㈜ 대표이사)이 말하는 각오다.
그는 3일 취임식을 갖고 3만5천여 전문건설업체를 대표하는 협회 회장으로써 본격적인 업무에 들어갔다.
지난 3년간 서울시회 회장을 역임해온 박 회장은 투명한 협회, 화합하는 협회, 힘이 있는 협회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최근 전문건설업계가 처해 있는 위기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초심을 버리지 않고 일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싶다는 박덕흠 회장을 만났다.


▲전문건설협회 제8대 회장으로 추대되셨는데 소감은.

우리 협회는 지난해 창립 20주년이 되었습니다. 이제 사람으로 보면 성년이 지나 명실상부한 단체로서의 여건을 갖추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협회에는 저 보다 더 능력 있는 분들이 많은 데도 불구하고 제가 추대된 것은 개인적으로 커다란 영광이지만, 한편으로는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문제들을 생각하면 무거운 책임감을 동시에 느끼고 있습니다.
우선 3만여 회원사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드리며, 회원 여러분들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멈추지 않는 수레바퀴 처럼 최선을 다 할 생각입니다.

▲전문건설업과 전문건설협회의 역할에 대해.

일상 생활에서 접하고 있는 거의 모든 건축물과 도로, 항만 등이 전문건설업체들에 의하여 실질적으로 시공되고 있습니다.
성수대교, 삼풍백화점, 대구 지하철공사 폭발사고 등 건설사고는 곧 막대한 인명과 재산의 손실을 불러온 소중한 교훈을 가지고 있습니다.
건설산업이 이와 같이 공공의 안전과 편의에 직접적으로 관련되어 있기 때문에, 건설산업 관련 개인이나 단체는 높은 도덕적 수준의 양식을 요구 받고 있습니다.
또한 건설산업은 국가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실로 막대할 뿐 아니라 경기를 좌우할 만큼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므로, 국가와 업계는 합심하여 건설산업의 건전한 발전을 유도하기 위한 법적·제도적 장치를 항상 연구하고 개발하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건설경기 침체 상황인 지난해 기준으로만 보더라도 GDP 대비 16.4%, 전체 취업자의 7.9%가 건설업에 종사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저희 협회에서는 회원사들에게 기술개발을 촉진하고 윤리경영을 실천하도록 독려하는 등 건설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다소 부정적인 건설산업에 대한 국민들의 이미지를 쇄신하기 위하여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협회 회원사를 위한 계획이 있다면.

협회는 회원이 주인이자 고객입니다. 회원을 생각하지 않고는 협회가 존재할 이유도 가치도 없습니다.
저는 협회운영 방침을 ‘투명한 협회’와 함께 ‘화합하는 협회’, ‘힘이 있는 협회’등 세 가지를 제시하였습니다.
협회를 투명하게 운영하여 회원사간 화합을 도모하면 자연스럽게 협회의 힘이 모아질 것으로 판단하여 이렇게 정하였습니다.
직장이든 가정이든 서로 믿고 신뢰하는 가족적인 분위기에서 결국 힘이 표출 된다고 믿습니다.
이러한 세 가지 운영방침을 실천하기 위하여 우선 다음과 같은 사업을 추진하려고 합니다.
협회 업무 및 회계의 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하여 상시감사체계를 구축하고, 회원사의 민원을 신속하고 합리적으로 처리하기 위한 고충처리제도를 도입하려고 합니다.
또 회원사의 경영지원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변호사, 회계사 등 전문가로 구성된 경영자문단을 전국적으로 설치하고, 건설노조 등 최근 중요하게 부각되는 노동문제를 전담할 노동전담부서를 설치할 계획입니다.
이러한 활동들은 우리 내부 힘만으로는 한계가 있을 것이므로 관련 기관과 긴밀한 협조체계를 구축하고, 대외홍보 활동을 강화하여 협회의 위상과 이미지를 제고하는 협회 역량강화를 위한 사업을 추진하려고 합니다.


▲최근 건설산업생산체계 개편과 관련한 협회의 입장은

지난 30여년간 유지되어온 일반건설업과 전문건설업의 구도를 원도급과 하도급체계로 바꾸고 건설업자간의 겸업제한을 폐지하면서 하도급자 보호를 강화하는 것이 금번 생산체계 개편의 주요 골자라 하겠습니다.
건설산업기본법 개정(안)에 의하면 겸업제한 폐지에 따른 전문건설 업체의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전문건설업자가 일반건설업종 등록시 기존 실적을 새로 등록하는 업종의 실적으로 인정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되었고, 원도급자로 하여금 하도급계획서를 제출토록하여 하도급의 적정성에 대한 검토와 관리를 할 수 있도록 되었으며, 하도급대금의 지급보증을 강화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생산체계를 개편하면서 하도급자를 보호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는 등 전반적인 개선방향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으나, 복합공사에 대한 영업범위 제한이 계속 존치되고, 하도급계획서에 대한 이행확보 수단이 미비되어 있는 등 미흡한 부분이 상당수 있다고 봅니다.
따라서 협회에서는 금번 건설산업기본법에 대한 국회심의 과정에서 미비점이 충분히 보완될 수 있도록 협회의 역량을 결집하여 대처해 나갈 계획입니다.



▲4대 사회보험 문제와 관련하여 말씀해 주신다면

정부에서는 일용근로자의 복지 증진 차원에서 일용근로자의 연금보험, 건강보험 등 4대 사회보험을 확대 적용하는 취지에는 공감합니다.
그러나 근로자를 고용하고 있는 사업주 입장에서는 추가적으로 부담하는 사회보험료 문제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그 동안 우리협회에서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 왔으며, 그 결과 정부에서 4대 사회보험료를 공사원가에 반영하도록 관련법을 개정하였으며, 향후 사회보험 적용·징수업무를 통합하고, 국가계약법령상 공사낙찰율과 무관하게 적정 사회보험료를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을 갖고 있는 것은 크게 환영할 만한 조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추가적으로 민간공사의 경우에도 보험료를 확보할 수 있는 제도가 마련되고, 하도급자에 대한 보험료 전달 장치 등이 마련되어야 할 것으로 판단됩니다.



▲건설재해율 제도가 개선되었는데 전망은.

그 동안 건설공사 현장에서 산재가 발생한 경우 입찰과정에서 불이익을 받게 되어 산재 발생 사실 자체를 관행적으로 은폐함으로 인하여, 수 많은 건설업체들이 재산상 피해를 입었을 뿐 아니라, 산재 근로자도 정신적 고통을 받아 왔습니다.
저희 협회의 지속적인 건의로 지난 5월 재경부에서 산재를 은폐한 경우 입·낙찰 심사점수에서 감점하는 제도가 폐지 되었습니다.
따라서 산재 은폐 관행이 개선되고 공상처리비용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기대됩니다.
향후 재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사전 예방활동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한편, 현장 실태조사 등을 통하여 제도개선의 효과를 보아가면서 필요한 경우 추가 대책을 마련하여 건의 할 계획입니다.



▲공약사항중 하나인 노동문제와 관련해 전반적으로 구상하고 있는 부분은

잘 아시는 바와 같이 건설산업은 수주산업이자 옥외 이동산업이므로 다수의 근로자를 상시고용 할 수 없는 특수한 산업입니다.
그러나 근로기준법 등 거의 모든 노동 관련 법령은 일부 조항을 제외하고는 기본적으로 상시 근로자를 대상으로 입법되고 운영되어 왔습니다.
최근 사회적으로 커다란 파장을 일으킨 포항, 대구·경북 등의 건설노조 사태나 4대 보험.재해율 문제 역시 건설현장의 특성을 반영한 법령이나 제도가 미비하여 발생한 문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희 협회에서는 노무 전담부서를 신설하고 외부 전문가를 위촉하여 회원사의 노무관리 문제에 대하여 자문하고 교육을 실시하는 등 현 제도하에서 회원사의 경영지원활동을 활발히 전개하여 불필요한 노사문제 발생을 예방하도록 전력하면서, 중·장기적으로는 건설산업 현장의 실태를 반영한 특별법이나 제도 등을 마련하여 건설업체와 건설근로자 공히 만족할 수 있는 근본적인 해결책을 강구해 나갈 계획입니다.


▲마지막으로 건설업계나 국민들에게 당부하실 말씀은.

아마 제 생각으로는 여러 국민 여러분들께서는 크게 상반된 2가지의 이미지를 떠올리실 것입니다.
하나는 조국 근대화의 역군, 외화획득의 원천 등 개발시대의 긍정적인 이미지이며, 다근 하나는 비자금, 부실공사 등 부정적 이미지일 것입니다.
건설산업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는“건설산업이 한 단계 더 도약하려고 성장통을 겪고 있는 과정에서 파생되는 문제들이구나”라고 어여삐 보아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저희 업계에서는 현재 건설시장 개방과 맟물려 선진 제국의 건설업체들과 치열한 생존경쟁을 벌이고 있을 뿐 아니라, 익히 아시는 바와 같이 국내 건설경기는 침체 상황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매우 어려운 여건입니다.
회원 여러분께서는 특화된 기술을 개발하고 선진 경영기법을 도입하는 등 경영합리화를 통하여 경쟁력을 강화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국민여러분께서도 이러한 건설업계의 현실과 노력을 이해하시고 많은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저 또한 제 좌우명이라 할 수 있는 “불가능은 없다”는 신념을 가지고 임기를 마칠 즈음에는 “초심을 버리지 않고 일을 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습니다.


*박덕흠 회장은
▲서울산업대학교 토목공학과 졸업 ▲연세대학교 공학대학원 토목공학과 졸업 ▲원화건설(주) 대표이사 ▲(사)시설물유지관리협회 회장 ▲대한전문건설협회 서울특별시회 회장 ▲대한전문건설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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