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 본격화
불황 극복·동반성장·일자리 창출 해법 기대

▲ 한화그룹이 2012년 80억 달러(9조5000억원) 규모의 이라크 신도시 10만 가구 건설 사업을 수주했다. 단독 프로젝트로는 해외건설 사상 최대 규모이자 대한민국 신도시 건설 노하우 수출 1호다.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조감도. (사진=한화그룹 제공)

[일간투데이 최정환 기자] 국내 건설경기가 장기적인 침체를 이어오고 있다. 100대 대형 건설사 중 21개사가 법정관리나 워크아웃 처지고, 많은 건설업체들이 공사물량 감소와 수익성 악화, 자금경색 등으로 경영난을 겪고 있다.

국내 건설시장은 이미 포화상태라는 게 업계의 공공연한 표현이다. 이에 건설사들은 해외 시장 진출 및 해외부문 비중 확대로 신성장동력 마련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해외 시장 진출 및 해외부문 비중 확대가 사활의 문제가 된 것이다.

지난 한 해 국내건설업계 최고 화두는 한화건설이 수주한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 공사였다. 이 공사는 총 공사비 77억5000만달러, 에스칼레이션 조항이 적용돼 실제 80억달러(9조원)에 이르는 초 대형 프로젝트다.

이라크 국가투자위원회에서 발주한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 프로젝트는 이라크 수도인 바그다드에서 동남쪽으로 10km 떨어진 비스마야 지역, 1830ha 면적에 분당급 규모의 신도시를 7년간 개발하는 공사다.

이 프로젝트는 국내 업계에서 성공하기 어려운 공사로 평가했던 프로젝트이기도 하다. 이라크라는 지역적 위험요인과 두바이, 카자흐스탄 등에서의 무수한 실패전력을 만들어 낸 주택사업의 리스크 때문이다.

그러나 국내 시공능력평가 11위인 한화건설은 지난해 5월 국내건설사가 수주한 단일 프로젝트로는 사상 최대 규모이자 단일 건설사가 10만 세대에 달하는 대규모 단지를 디자인 빌드(설계·조달·시공 일괄수행)방식으로 총괄 개발하는 세계 건설 역사상 첫번째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수주전에 뛰어든 지 3년 만에 일궈낸 성과였다. 한화건설은 이 프로젝트 1건으로 지난해 상반기 해외수주 실적 1위로 올라섰다.

한화건설의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 프로젝트 수주는 국내 기업의 관련 시장 선점 외에도 국내 중소기업의 동반 해외진출과 청년 일자리 문제까지 해결 가능한 이른바 '창조적 경제 모델'이라는 의미를 갖는다.

7년에 걸쳐 진행되는 이 프로젝트에는 국내 100여개의 중소 협력사들이 참여한다. 또 한화건설과 협력사가 투입하는 인원은 매일 1500명 정도로 연 55만명의 인력이 필요한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항공·해운 등의 수요가 늘어나면서 국내 연관산업에서도 신규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현재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공사는 2만여명의 인력이 머물 베이스캠프 공사와 부지조성, 정·하수처리시설 등 도시인프라공사가 진행 중이다. 캠프 및 PC공장을 비롯한 건설자재 생산공장은 약 55%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고, 본격적인 하우징(주택건설) 공사는 2014년 1월부터 착공돼 2015년부터 매년 2만세대씩 5년간 10만세대를 공급할 예정이다.

한화건설 관계자는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성공적인 동반 성장 사례가 되고, 7년간 매년 55만명이 넘는 일자리가 창출돼 경제위기 극복의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한 전문가도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 수주로 이라크 재건 사업의 추가 발주에서 상대적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추가 발주 물량이 더 많은 만큼 추가 수주를 위한 업계와 정부 당국의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지난 2011년 말 8년여간의 전쟁을 끝낸 이라크는 현재 피폐해진 나라를 재건하기 위한 노력이 본격화되고 있다. 2017년까지 추산되는 이라크 재건사업은 2750억달러(300조원) 규모다. 또한 2030년까지 에너지 분야에 5000억달러 등 다양한 분야에 최소 7000억달러가 투입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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