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투데이 김준성 기자] 한국수출입은행이 높아진 금융시장 변동성 환경에서 조달비용 절감을 위한 공모채 발행, 뱅크론, 사모채 발행 등 차입수단을 다변화하는 가운데 매우 양호한 조건의 뱅크론 5억불 차입에 성공했다.

수은은 올해 조달한 76억4000만 달러 중 48억 달러는 뱅크론과 사모채를 통해 이뤄졌다.

한국수출입은행은 금융기관간 차입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인 뱅크론 계약을 일본 미즈호은행과 5년 만기로 5억 달러를 차입했다고 21일 밝혔다.

김용환 수은 행장은 이날 도쿄 미즈호 은행 본사에서 사토 야스히로 미즈호 은행장 겸 미즈호 파이낸셜그룹 사장을 만나 뱅크론 계약서에 서명했다.

이번 계약은 최근 미국 연준의 양적완화 축소 가능성 언급 이후 국제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진 상황을 감안하면 금리와 만기 모두 매우 양호한 조건이다.

수은 관계자는 "지난 6월 벤 버냉키 의장의 자산매입 축소 시사 발언 이후 기존 발행채권의 유통금리가 급상승, 투자자들이 신규발행 채권에 높은 프리미엄을 요구해 한동안 채권발행이 쉽지 않았다"며 "두 은행의 돈독한 협력관계를 바탕으로 장기․거액의 자금을 공모채 발행시보다 10bp 이상 낮은 수준으로 차입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수은과 미즈호은행은 2007년부터 해외 PF분야에서 공동금융을 지원, 특히 올들어 미국 Sabine Pass LNG사업, 베트남 Nghi Son 정유설비사업, 사우디 Sadara Chemical 석유화학설비 수출사업에 수은 22억5000만 달러, 미즈호은행 5억1000만 달러 등 총 27억6000만 달러의 공동 금융을 지원하기도 했다.

수은은 그동안 차입시장 다변화 전략의 일환으로 일본 금융시장 조달활동을 꾸준히 확대해왔다.

김용환 행장 취임 이후 '일본 금융기관과의 정례협의체'를 발족, 분기마다 회의를 개최하는 등 일본계 은행과 협력관계를 강화해왔다.

수은은 지난 2011년부터 사무라이 본드, 우리다시 본드 등 다양한 형태의 채권 발행 등을 통해 매년 약 30억 달러 규모의 자금을 일본 자본시장에서 조달하고 있다.

수은은 이번 뱅크론 5억 달러 외에 미즈호 증권을 통해 8월중으로 일본 개인투자자들을 상대로 1억4000만 달러 규모의 우리다시 본드를 추가로 발행할 계획이다.

김 행장은 이날 '어려울 때는 멀리 사는 친척보다 가까운 이웃이 도움이 된다'는 일본 속담을 언급한 뒤 "현재의 양국간 불편한 외교관계와 별개로 중동, 아시아, 중남미 등 신흥시장의 해외 PF분야에서 일본계 금융기관과 협력관계는 더욱 강화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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