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모두 답답한 뉴스에 열 받지 말고 항시 싱싱하게 살자

▲ 서효석 편강한의원 대표원장

중국 송나라 때 사람 사마광이 지은 자치통감(資治通鑑) 위열왕 부분에 보면 이런 말이 나온다. “才德兼全이 聖人이요, 才德兼無는 愚人이다. 德勝才면 君子요, 才勝德이면 小人이다(재주와 덕성을 겸비하면 성인이요, 재주와 덕성이 모두 없으면 우인이다. 덕성이 재주보다 많으면 군자요, 재주가 덕성보다 많으면 소인이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성인, 군자, 우인, 소인을 명쾌하게 설명한 말인데, 사마광은 여기에 덧붙여 이렇게 적고 있다.

“소인이 재주를 끼고 악을 저지르고자 하면 못 미칠 곳이 없다. 우인은 악을 저지르고자 해도 재주가 모자라니 비유하자면 강아지가 사람을 무는 것과 같아 별 해가 없다. 그러나 소인이 악을 저지르고자 하면 호랑이가 날개를 다는 것과 같아 피해가 크다. 자고이래로 나라와 집안을 망친 사람은 재주는 있으나 덕이 부족한 소인이다.”

요즘 뉴스를 보노라면 백성들은 열 받는다. 이 나라 교수나 정치인이나 법조인이나 기업가나 모두 난다 긴다 하는 사람들이 아닌가. 잘난 이 사람들이 우인(愚人)이 아닌 것은 분명한데, 그렇다고 聖人, 君子도 분명 아닌 것 같다. 역사교과서 왜곡 파동, 기초노령연금 공약 후퇴 공방, 검찰총장 혼외자 공방, 동양그룹 개미 투자자 손실, 의류업체 회장 공항 직원 폭행, 국회의원 장외투쟁, 4대강의 반격…. 하나 같이 우울한 소식들만 들리니 말이다.

그러나, 우리 백성은 이런 보도를 접하고도 어찌됐든 평온을 유지해야지, 열 받으면 안된다. 한의학에서는 인체의 조화로운 상태로서 기본원리를 이야기할 때 수승화강(水昇火降)이라는 말을 쓴다. 이는 직역하면 '물은 위로 올라가고 불은 아래로 내려가야 한다'는 말인데, 간단하게 이야기하면 위쪽은 시원하고 아래쪽은 따뜻해야 한다는 말이다. 사람이 화를 내서 열 받으면 얼굴이 빨개지는데, 이는 바로 열이 위로 몰린 탓이며 이러면 안 좋다.

필자가 평생 연구하고 있는 편강의학도 바로 어찌 보면 이 수승화강의 원리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즉 폐가 인체의 기를 주관하는 호흡기관인데 여기에 열이 쌓이는 것을 적열현상(積熱現狀)이라고 한다. 폐에 적열이 생기면 폐의 기능은 현저히 떨어져 호흡기 계통의 기능에 여러 가지 장애를 초래하게 된다.

그래서 생기는 대표적인 질병이 비염과 천식, 아토피다. 따라서 필자는 비염, 천식, 아토피를 폐의 적열로 인해 생기는 뿌리가 같은 한 집안 질병으로 보는 것이다. 폐의 적열로 인해 생긴 질병이므로 해결책도 역시 한 가지, 폐의 적열을 없애주고 폐 기능을 강화해 주는 것이다. 폐 기능을 강화하려면 폐가 맑아야 된다. 폐를 맑게 해주는 것을 청폐작용(淸肺作用)이라고 하는데 운동이 제일이요, 이미 병들었으면 청폐 한약으로 補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일찍이 러시아 시인 푸시킨은 수승화강 원리를 따로 공부한 바 없어도 이렇게 노래했다. “생활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怒하지 말라'. '내 탓'은 없고 '네 탓'이라는 손가락질만 어지러이 난무하는 정치를 보노라면 힘없는 민초들은 과연 어떤 것이 진실인지조차 가늠하기가 힘들어 화가 난다. 그러나 우리 모두 절대로 답답한 뉴스에 열 받지 말고 항시 싱싱하게 수승화강으로 살아야 한다. 이 세상이 아직 살만한 것은 잘난 정치인들 덕이 아니라 결국 건강한 민초가 많아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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