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투데이 박민 기자] 동양 사태 여파로 투자자 자금이탈이 이어지면서 증권사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시장은 1위 자리를 놓고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동양그룹 유동성 문제와 함께 회사채와 기업어음(CP) 불완전판매 문제가 불거지면서 동양증권에서 투자자들의 자금 4조4000억원이 빠져나갔다. 이에 동양증권의 CMA 잔액은 지난 6월 말 7조6000억원에서 지난달 말 3조2000억원으로 급감했다.

동양증권은 2003년 CMA가 선보인 후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었지만 이번 자금 이탈로 CMA시장은 뚜렷한 선두주자가 없는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대신 기존 CMA 2위 그룹인 삼성증권과 KDB대우증권, 우리투자증권과 최근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 등에는 동양증권에서 빠져 나온 자금이 몰리고 있다.

삼성증권은 개인과 법인 고객을 포함한 CMA 잔액이 9월 말 5조3600억원으로 업계 1위 수준으로 올라섰으며 우리투자증권 CMA 잔액도 같은 기간 4조1200억원에서 4조5400억원으로 증가했다.

개인을 대상으로 한 한국투자증권의 환매조건부채권(RP) CMA 잔액은 6월 말 3조8400억원에서 9월 말 4조5300억원으로 급증하며 삼성증권, 우리투자증권과 함께 3파전에 돌입했다.

이 가운데 미래에셋증권도 6월 말 4조600억원에서 9월 말 4조4100억원으로 크게 늘어났다. 이 밖에 대우증권 잔액은 3조9000억원에서 4조2000억원으로 증가했으며 신한금융투자가 2조3900억원에서 2조6600억원으로 증가했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동양사태로 경쟁증권사들의 CMA 계좌금액이 일시적으로 증가할 수는 있지만 전반적인 투자자 신뢰 하락이라는 부정적 요인이 큰 상황"이라며 "중위험 중수익 상품에 대한 자산관리 시장이 당분간 위축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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