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환율 급락 막기 위해 미세조정 전망

▲ 코스피 지수가 2,034.39로 12.30포인트 (-0.60%) 하락한 25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 외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한편 원·달려 환율은 1,061.8원으로 0.8원 상승했다.
정부의 구두 개입으로 원·달러 환율이 1060원선을 가까스로 회복하자 환율 움직임이 우리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미국의 급격한 양적완화(경기부양을 위해 초저금리로 중앙은행이 돈을 공급하는 정책) 축소, 셧다운 (sut down) 등으로 야기된 불확실성이 다소 진정되자마자 환율이 우리 경제의 악재로 등장한 것이다. 환율 불안은 지난해말 아베노믹스로 인한 엔저(低) 이후 근 10개월만이다.
27일 정책 및 외환당국 등에 따르면 지난 24일 원·달러 환율은 장중한 때 1050원 밑으로 떨어지면서 연중최저치를 기록했다. 미 고용지표 악화에 따라 출구전략이 내년으로 연기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달러 가치가 하락한 데 따른 결과다.
외환당국의 구두개입으로 이날 환율은 1061.0원에 마감됐으나 출구전략이 실제 내년으로 연기될 경우 달러가치는 떨어지고 원화가치는 상승하는 현상이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여기에 엔저 약세가 최소 1년은 지속될 것으로 주요 기관들이 예상하면서 상황은 더 복잡해졌다.
가장 큰 우려는 역시 우리 수출의 경쟁력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수출 기업이 손익분기점을 확보할 수 있는 선은 달러당 1080~1100원. 최소한 손해를 안보려면 대기업은 달러당 1050원, 중소기업은 1060원 정도는 돼야 한다.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같은날 대외경제장관회의를 마친후 기자들과 만나 "원화 가치가 올라가면 가격 경쟁력에 영향을 주지만 환율과 수출 상관관계는 예전보다 크게 줄었다"고 말했으나 기업의 체감도와는 거리가 있다.
최근 3분기 영업실적을 발표한 기업중 삼성전자를 제외한 기업들의 수익성은 대부분 악화됐다. 여기에 엔저까지 겹치면 자동차, 기계 등 우리의 수출 효자품목까지 고전할 수 밖에 없다.
아울러 이같은 상황이 최근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실물경제에 어떤 식으로 작용할 지도 문제다.
정부는 글로벌 경기의 회복속에 우리 경제의 수출 개선세가 지속되고 고용·소비·투자 지표가 증가하는 등 저성장 흐름을 탈피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금융시장 불안도 우려된다.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 8월23일이후 40거래일 동안 13조5000억원 가량을 순매수했다.
그러다 25일 달러화 약세 등으로 순매수 신기록을 멈췄다. 이같은 여파로 코스피지수도 조만간 2030선 밑으로 내려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25일 코스피지수는 2032.69로 마감했다.
게다가 핫머니로 보이는 투기자금이 환율 쏠림현상을 계속 부추긴다면 국내 금융시장의 불안을 느낀 외국인들이 빠져나갈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다.
그렇다면 어떤 대책이 나올까.
전문가들은 상황에 따라 상황에 따라 '선물환 포지션 제도', '외국인 채권투자 과세', '외환건전성 부담금' 등 소위 '재정건전성 3종세트'를 동원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정부가 외환시장 직접 개입에 부담을 느끼고 있어 실행에 옮길지는 미지수다.
대신 미세조정, 즉 스무딩 오퍼레이션(smoothing out operation)을 통해 환율하락속도를 조절할 가능성은 있다. 이에따라 공기업의 외채 발행이나 환헤지(무역대금을 지금의 환율에 고정하는 것)는 당분간 억제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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