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물량ㆍ부동산 위축으로 방향 선회 뚜렷


공공물량 감소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건설업계가 새로운 주력사업 분야로 민자사업에 눈길을 돌리고 있다.

건설업계와 건설교통부에 따르면 제2경부고속도로, 제2수도권외곽순환도로 등 건설업체들이 건교부에 제안했거나 예정인 사업이 15개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제2외곽순환도로 등 주요 민간제안 사업의 공고가 임박해지면서 내년 이후 신규 사업 추진을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특히 최근의 민간제안 사업은 시공능력평가 상위 10위권의 대형업체 뿐만 아니라 부동산정책으로 타격을 입고 있는 주택건설업체들도 민자사업을 얼터너티브로 삼고 적극 나서고 있는 형국이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하남에서 천안을 거쳐 대전까지 이어지는 제2경부고속도로 프로젝트이다.

지난해 말 두산중공업이 제안한 제2경부고속도로 1구간(송파 또는 하남~용인)에는 주간사 외에 현대건설, 삼성건설, 대림산업, 롯데건설, 남광토건, 한라건설, 남양건설, 태영, 삼환기업, 동광건설 등이 참여하고 있다.

경쟁으로 인한 ‘제 살 깎아먹기’를 미연해 방지하고자 함인지 시공사만 10개가 넘는 매머드급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이와 함께 지난달 제안된 천안~대전간 3구간에는 롯데건설을 주간사로 대우건설, 현대건설, 삼성건설, 대림산업, GS건설 등 시평순위 상위 5개 업체와 두산중공업 등이 협력사로 참여하고 있으며, 주택건설사인 우림건설이 또 다른 대형건설사와 손잡고 사업제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제2경부고속도로 2구간도 대형건설사인 D사를 중심으로 G사와 H사가 컨소시엄을 이뤄 사업제안을 준비 중이다.

올해 전면개통이 예상되는 외곽순환고속도로에 이은 수도권 환형 도로로, 서울 반경 40㎞ 지역을 순환하는 제2수도권외곽순환도로 사업도 민간제안이 활발하다.

금호건설이 오산~광주간 도로와 김포~파주간 도로에 대한 제안서를 이달 초 제출한 데 이어 대우건설과 현대건설 등 대부분의 대형업체들도 구간별 사업제안서를 제출할 것으로 알려지는 등 제2외곽순환도로와 관련된 민간제안사업은 총 5~6건에 달할 전망이다.

지난해부터 운영수익 보장이 없어졌음에도 이처럼 민자사업 제안이 봇물을 이루는 이유는 정부 재정사업이 현격히 줄어들고 부동산시장이 위축되는 등 PF사업 외에 별다른 대안이 없는 상황에서 장기간 안정적으로 사업을 운영해 갈 수 있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또한 지난해 2기 민자도로사업의 경우에서와 같이 원제안자가 대부분 우선 협상대상자로 선정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외형 유지를 위해서라도 얼터너티브로서의 민자사업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부족한 재정과 민간의 아이디어를 빌리기 위해 재정사업의 대안으로 도입됐던 민자사업이 지금에서는 도리어 업계의 사업 대안으로 뒤바뀐 형국이다.

한편, 업체들의 지나친 경쟁으로 인해 노선이 중복되거나 운영수익 보장이 없는 상황에서 수익성이 낮은 노선이 등장할 가능성이 있어 지나친 사업 제안이 되려 업계의 발목을 잡을 지도 모른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들려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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