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광식 정치평론가/21세기한국연구소장

서울 시민들 가운데는 박원순 시장을 지지하는 사람도 있고, 반대하는 사람도 있다. 시장 직무의 지속성은 시민의 지지 여부에 달려있다. 그러나 그것만이 아니다. 박원순 시장의 상황에 대한 대응, 정당들의 협력과 갈등의 정도 등이 동시에 개입된다.

박 시장은 취임 2주년 기념 기자회견을 가졌다. 여기에서 박 시장은 안철수 의원을 ‘끝까지 함께 가야 할 정치인’으로 묘사하였다. 자신은 대통령 후보로서 꿈은 꾸지도 않고 있다고 언급하였다. 안철수 의원과 자신과의 충돌의 위험성을 서둘러 제거하였다. 박 시장을 지지하는 세력들도 적지는 않다. 요즘 협동조합 기업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대체로 박 시장에게 호감을 표시하곤 한다.

박 시장의 당선과정을 보자. 2년 전인 2011년 10월26일 보궐선거를 통하여 박 시장이 당선되었다. 박 시장의 당선에 가장 많은 이바지를 한 사람은 다름 아닌 안철수 의원이었다. 안철수 의원은 시장 불출마 선언을 하였고, 지지하는 사람들의 숫자는 결코 적지 않았다.

박 시장은 변호사로도 유명했지만, NGO 활동에 주력해온 사람이다. 박 시장은 차례대로 역사문제연구소, 참여연대, 아름다운 가게, 희망제작소 등에서 활동해 왔다. 아울러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의 대표를 지냈다.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에서 활동했던 ‘함께하는 시민행동’의 하승창 전 사무처장이 박 시장의 최측근으로 분류된다.

시민운동가 박원순은 NGO 대표로서 서울시장에 출마를 선언하였고, 결국은 민주당과 통합공천을 성취시켰다. 당시 무소속 후보였던 박 시장은 다수결로 결정된 연합 공천대회에서 박영선 민주통합당 후보를 누르고 승리하였다. 박 시장의 측근들에 의하면, 박 시장은 공천 승부가 결정될 때까지 계속 표를 의식했다고 한다.

그런 점에서 박 시장은 안철수 의원이 갖고 있는 표의 잠재성과 폭발력을 잘 아는 사람이다. 지금 박 시장이 갖는 위상은 한국 정치사의 중요한 근거 자료가 될 것이다. 이미 몸은 민주당으로 옮겼다. 지금 자신은 민주당원이 되었으니 그 사실만큼은 존중해 주기를 원한다.

안철수 의원의 신당추진그룹에서는 서울에서 박 시장 때문에 곤혹스런 상황이었다. 만약 내년 서울시장 선거에서 그보다 약한 후보를 내면, 전국적인 조직화 작업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 내년 지방선거는 그만큼 중요하다. 바로 이때 송호창 의원이 박 시장에게 ‘우정의 콜’을 보냈다. 이제는 신당과 함께 움직이자는 제안이다. 그 제안에 박 시장은 원론적인 대답을 내놓았다. 앞으로 신당그룹과의 물밑 대화에서 중요한 뉴스가 새어 나올 것이다. 박 시장과 신당그룹은 협상의 가치를 높여야 할 시점에 서 있다.

박 시장의 기자회견 내용을 다시 읽어보면서, 필자는 박 시장의 현재 최대 관심사는 내년 6월 4일에 있을 지방선거에 집중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위태롭기는 하다. 그런 가운데 재선의 전략은 다음과 같이 짜여지고 있다. 첫째, 민주당의 공천을 확실히 받는다. 둘째, 민주당과 함께 안철수 신당그룹에서 밀어주어야 한다. 지금 이 점은 불분명하다. 셋째, 마을재생, 마을공동체 정책이 효과를 거두어야 한다. 이런 과정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야권의 후보는 난립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상황은 박 시장의 재선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상대 당들도 있다. 새누리당은 수도권에 많은 호남인들이 살고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있다. 김황식 전 총리 등을 공천할 생각도 있다는 말까지 들린다. 정몽준 의원도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된다. 내년 서울시장 선거에서 ‘거대한 승부’가 가능할지 아닐지의 문제는 계속 우리의 이목을 끌어 당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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