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은석 특검팀, 김건희 여사 참고인 조사 두 차례 불응

박성재 전 장관 수사 연계 의혹 조사 불발 휴대전화 확보했으나 비밀번호로 분석 지연

2025-11-26     신형수 기자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6일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마련된 민중기 특별검사팀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고 귀가하고 있다. 2025.8.6 사진=연합뉴스

[일간투데이 신형수 기자]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외환 의혹을 수사하는 조은석 특별검사팀이 김건희 여사에게 두 차례 참고인 조사를 요청했으나 모두 불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특검팀은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이 김 여사로부터 검찰 수사 무마 청탁을 받았다는 의혹과 관련해 서울남부구치소에 수용된 김 여사에게 출석을 요구했다.

그러나 김 여사 측은 형사 재판과 특검 피의자 조사 일정, 건강 문제 등을 이유로 모든 조사 요청에 응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은 박 전 장관이 지난해 서울중앙지검 지휘라인을 교체하거나 김 여사에게 ‘명태균 공천개입 의혹’ 수사 경과를 보고한 정황을 포착해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추가 입건한 상태다.

지난해 5월 송경호 당시 서울중앙지검장과 김창진 1차장검사, 고형곤 4차장검사 등 중앙지검 지휘라인이 갑작스럽게 교체된 배경에 김 여사의 수사 무마 청탁이 작용했을 가능성을 특검팀은 의심하고 있다.

▲ 내란 중요임무 종사 및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이 1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2025.11.13 사진=연합뉴스

특검팀은 박 전 장관 수사 과정에서 김 여사가 박 전 장관에게 ‘내 수사는 어떻게 진행되느냐’와 ‘김혜경·김정숙 여사 수사는 왜 늦어지느냐’는 취지의 메신저 대화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박 전 장관이 창원지검으로부터 보고받은 공천개입 의혹 수사보고서를 김 여사에게 전달한 정황도 새롭게 포착됐다.

특검팀은 이를 확인하기 위해 전날 김건희특검팀으로부터 압수수색 방식으로 김 여사의 휴대전화를 제출받았으나, 비밀번호를 해제하지 못해 본격적인 분석에는 착수하지 못한 상태다.

특검팀 관계자는 “휴대전화 분석을 통해 박 전 장관과 김 여사 간 메시지 내용과 수사 보고 과정 등을 면밀히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법조계에서는 김 여사 조사 불응과 휴대전화 분석 지연이 특검 수사의 핵심 쟁점인 내란·외환 관련 청탁과 지휘라인 교체 의혹 규명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평가한다.

▲박지영 내란 특검보가 15일 서초구 서울고검에서 진행된 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7.15 사진=연합뉴스

한편 특검팀은 김 여사의 불응에도 불구하고 박 전 장관을 포함한 관련 인사 조사를 계속 진행하며, 수사 경과와 증거 확보 상황에 따라 추가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

이번 사건은 내년 지방선거와 정치권 향방에도 일정 부분 파장을 미칠 수 있어, 정치권과 법조계 모두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