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C 경쟁력, 산업디벨로퍼의 바탕”


“엔지니어링은 건설에 비해 컨텐츠가 무궁무진합니다. 지구온난화 문제를 포함해 지구 전체를 사업영역으로 다룰 수 있는 유일무이한 산업으로, 국경을 초월하는 분야입니다”
현대엔지니어링 김중겸 사장의 말이다.

주택업계에서 엔지니어링업계로 발을 들여놓은 그는 스스로를 ‘업그레이드’ 됐다고 말한다.
시공 중심의 국내 건설업계의 한계를 체감하고 첨단 공학기술과 사업관리 능력을 바탕으로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엔지니어링 산업이야말로 미래 한국경제를 이끌어갈 유망산업임을 실감했기 때문이다.

“시공과 엔지니어링을 통합한 E&C보다는 엔지니어링의 특화된 경쟁력이 건설업, 나아가 우리 경제를 선도할 것”이라며 “국내 업계를 선도하는 역할 뿐 아니라 세계를 선도하는 현대엔지니어링이 될 것”이라고 확신하는 그의 말 속에서 차분하면서도 조금은 흥분된 기운마저 느끼게 된다.

올해로 창립 33주년을 맞은 현대엔지니어링은 앞으로 보다 많은 라이센스 기술을 확보해 경쟁력을 높여, 오는 2010년까지 ENR지 선정 세계 엔지니어링 순위 60위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 주택전문가에서 엔지니어링 분야로 자리를 옮겼는데, 새로운 분야를 접하신 소감이 어떠십니까?
주택산업이 개인의 공간을 구성하는 것이라면 엔지니어링은 인간의 삶 모든 것에 관여돼 있으며, 에너지와 환경, 산업 등 쉽게 보이지 않는 곳에서 포괄적인 기반을 뒷받침 하고 있어서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흥미롭습니다.
앞으로 엔지니어링 산업은 국경도 영역도 없는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발돋움해 환경 및 IT 콘텐츠를 기반으로 향후 3만 달러 이상의 국민소득을 올리기 위한 중요한 기반산업으로 높은 성장이 기대되고 있습니다.

▶ 주택사업과는 다른 엔지니어링산업의 특징과 매력을 꼽으신다면?
현재 건설산업의 흐름은 시공에만 집착하지 않습니다. 과거 우리나라가 건설시공으로 부흥을 했다면, 이제는 미래 국가 성장동력의 핵심인 엔지니어링으로 성장엔진을 삼아야 합니다.
따라서 현재 한국경제를 이끄는 주력산업으로 흔히 반도체, 자동차, 조선, 철강이 빅4로 지칭되고 있지만 여기에 엔지니어링이 포함되어 빅5가 될 날이 멀지 않았다고 봅니다.
첨단 공학기술과 사업관리 능력을 바탕으로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엔지니어링 산업이야말로 21세기 한국경제의 새로운 도약을 이끌 미래 유망산업이기 때문입니다.

▶ 국내 대표적 엔지니어링 회사의 대표로 업계 전체를 선도하게 되는 역할자로서 국내 엔지니어링산업의 위상에 대한 평가와 더불어 지향해야 할 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엔지니어링은 건설산업의 원천으로 함께 동반성장해야 할 분야이며, 현재 세계적인 엔지니어링 기업들은 건설산업을 리드해 나가고 있습니다. 이런 부분에서 국내 업계는 세계화의 흐름을 제대로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봅니다.
따라서 국내 건설엔지니어링이 세계화를 이루려면 원천기술과 FEED, PMC, 기본설계 등의 고부가가치 기술력을 확보하여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는 것이 시급한 과제라고 보여집니다.
또한 한국엔지니어링 산업이 단순히 설계ㆍ조달ㆍ시공 등 전통적인 업무영역을 넘어 ‘EPC 경쟁력’을 바탕으로 고객에게 새로운 사업기회를 제공하는 ‘산업 디벨로퍼’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엔지니어링만의 특화된 라이센스 경쟁력이야말로 Emerging Market을 잡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조건이며, 이를 위해 정부에서도 엔지니어링산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해야할 것입니다.

▶ 해외 법인 추진내용과 일정, 기대효과에 대해 설명해 주십시오.
현재 쿠웨이트, 인도네시아, 베트남에 해외법인이 설립돼 있고 각 해당국가 발주사업 수주는 기본으로, 현지 설계 협력업체 양성 및 활용에 거는 기대가 큽니다.
만약 오는 2015년에 3만달러 시대를 맞이하게 된다면 국민소득이 높아지고 임금이 상승하여 노동집약적인 산업은 글로벌 경쟁력을 상실하게 될 것입니다. 또한 소득의 증가는 소비 패턴의 변화를 일으켜 현재와는 다른 산업구조로 바뀌어 노동 집약적인 산업에서 기술집약적이고 지식집약적인 산업으로 바뀌게 될 것입니다.
이에 따라 본사는 상세 설계 등 노동 집약적인 부문은 저임금 국가로 아웃소싱해 관리하고 원천기술과 Basic 능력을 확보하여 부가가치가 높은 부문으로 전환할 생각입니다. 더불어 기존의 해외법인을 더욱 활성화 시켜 글로벌 엔지니어링 센터를 설립하고 현지화 함으로써, 가격 경쟁력을 갖추어 나갈 계획입니다.

▶ 현대엔지니어링은 30여년이 넘게 지속 성장하고 있는데, 특별한 비결이라면?
현대엔지니어링의 제일 큰 자산은 ‘인재’입니다. 더불어 33년간 42개국 4,000여개의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축척된 기술력은 우리 회사의 핵심재산으로 우리는 다양한 프로젝트 수행경험을 가진 우수한 기술인재와 시장의 사이클 변동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최적의 사업 포트폴리오(화공, 전력,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기술력과 인재를 바탕으로 분야별 시장성장 상황에 따라 역량을 집중화하고 고도화함으로써 현대엔지니어링만의 경쟁력을 확보했다고 봅니다.

▶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해 ENR 79위에서 오는 2010년까지 60위권 이내에 진입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는데 구체적인 실현방법은 무엇입니까? 그리고 조직의 구동력은 리더의 비전에 있다고 하는데 사장님의 비전은 무엇이며, 경영에 어떻게 접목해 가시겠습니까?
본사는 지난 2001년 현대건설로부터 분사 후 6년 동안 영업기반을 구축하여 매출 및 이익 면에서 연평균 20% 이상 꾸준히 성장해 왔습니다. 이어 올해부터는 본격적인 성장의 길을 밟을 예정으로, 올해 매출목표는 지난해보다 50% 성장한 3,600억원으로 설정했습니다.
현재 모두가 잘 알고 있듯이 국내의 설비투자 환경은 열악하여 경쟁이 심화되고 있지만 해외시장은 최근 수년간 유가상승으로 인해 대규모 오일머니가 유입되어 산유국을 중심으로 에너지 수요가 증가하고 설비투자가 증대되어 해외의 일감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에 따라 본사는 글로벌화 된 엔지니어링 회사로 오는 2010년에는 수주 1조원 이상을 목표로 삼아 세계적인 ‘글로벌 엔지니어링 리더’로 성장할 것을 비전으로 제시했습니다.
이를 위해 우선 ‘고객가치 창출’에 역점을 두고 ‘창조 경영’을 펼쳐 사양사업은 버리되 Cash Cow가 되는 기존사업은 계속 발전시키고 신성장 엔진 개척에 몰두할 것입니다.
더불어 인재의 역량을 글로벌화하고 한 단계 높여 나가는 것이 미래 성장을 위해 중요하다고 보고 인재중심ㆍ내실중심의 경영에 초점을 맞출 생각입니다.

▶ 최근 청송 양수발전소 준공식에 시공사를 제쳐두고 주빈으로 초대되었는데, 공사과정에서 현대엔지니어링의 역할은 무엇이었습니까?
지난 1997년 7월 착수해 올 3월 준공된 청송 양수발전소에서 본사는 타당성 조사는 물론 기본설계, 상세설계, 기자재구매지원, 시운전 및 시공감리 등의 업무를 담당했습니다.
이에 산청양수발전 설계기술용역, 수도권 지역의 양수발전소 후보지점 예비타당성 조사, 양양양수 설계기술용역, 예천양수 설계기술용역 등을 수행하며 축척된 본사의 설계능력을 발주처에서도 청송 양수발전소에서 십분 발휘했다고 전폭적으로 인정해주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QA/QC활동의 강화와 완벽한 사업관리, 국내 CFRD댐에서 최초로 적용한 GPS를 이용한 댐성토 관리 시스템 도입 및 공사중 상류사면 보호위한 Curb Element 설치 등은 청송양수발전소공사의 대표적인 신기술ㆍ신공법으로 CFRD 댐 건설 경험이 제일 많은 한국수자원공사 직원들까지도 빼놓을 수 없는 현장견학 코스가 되고 있습니다.

▶ 사보에서 직원들과 ‘르네 마그리뜨 미술전’을 관람하고 와인잔을 기울이며 대화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던데...
<르네 마그리트>라는 예술가가 줄곧 견지한 ‘변화와 혁신’의 자세는 우리 회사의 미래창조, 신성장 엔진창조의 가치와 일치하는 부분입니다.
저는 취임 이후 직원들이 사장에게 메일을 바로 보낼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어 직급과 연령에 상관없이 많은 직원들의 말을 듣고 합리적인 생각과 결정을 하기 위해 노력 중이며, 직원들과 가능한 많은 대화를 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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