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계방향으로)삼성 이서현 사장, 동원 김남정 부회장, 한진 조원태 부사장, 대상 임상민 상무(사진=삼성,동원,한진,동원그룹)

[일간투데이 조창용 기자] 주요 그룹들이 연말 인사에서 오너 2세 또는 3세를 경영 전면에 포진시켰다. 삼성그룹은 사실상 3세 경영이 자리를 잡고 속도를 내고 있다. 한진그룹과 대상도 오너 자녀들을 그룹 주요 자리에 앉히면서 경영 승계를 준비하고 있다.

■중견그룹들 2·3세 체제로

올해는 한진·대상·동원 등 중견그룹들의 후계 경영 참여가 두드러졌다. 오너 2·3세가 대부분 승진하거나 주요 계열사 요직을 차지했다.

한진그룹은 지난 24일 인사에서 조양호 회장의 장남 조원태 대한항공 부사장(38)에게 한진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 대표이사를 겸직하게 했다. 막내딸 조현민 대한항공 상무(30)는 전무로 승진시켰다. 조 전무는 상무를 단 지 1년 만에 초고속 승진했다.

올해 1월 부사장에 오른 맏딸 조현아 대한항공 기내서비스및호텔사업부문 총괄부사장(39)과 함께 3남매가 후계 경영을 가속화하고 있는 셈이다.

대상그룹도 26일 임상민 대상(주) 부본부장(33)을 상무로 승진시켰다. 임 상무는 지주사인 대상홀딩스 최대주주(지분율 38.36%)로 임창욱 명예회장의 차녀다. 재계에서는 임 상무와 언니인 임세령 대상HS 대표 겸 대상(주) 상무(37)가 2016년 대상 창립 60주년을 앞두고 본격적으로 경영을 승계받을 것이란 해석이 나오고 있다.

동원그룹은 김재철 회장의 둘째아들인 김남정 동원엔터프라이즈 부사장이 지난 23일 부회장에 올라 2세 경영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을 받는다. 김 부회장은 그룹의 핵심 부문인 원양업과 식품업을 맡았다. 맏아들 김남구 부회장(50)은 한국금융지주를 맡아 금융부문을 이끌어 나간다. 김남구 부회장은 한국투자금융지주의 지분 20.23%를, 김남정 부회장은 그룹 지주사인 동원엔터프라이즈 지분 67.98%를 소유하고 있어 동원그룹은 경영 승계가 대부분 이뤄졌다.

■삼성·현대차 내년 경영승계 가속도

4대 그룹 오너 2·3세 가운데 삼성의 이서현 부사장(40)은 지난 2일 삼성에버랜드 패션부문 사장으로 승진했다. 이로써 삼성그룹 오너 3남매는 모두 사장 이상의 자리에 오르게 돼 사실상 경영을 승계할 수 있는 위치를 차지했다. 이재용 부회장(45)은 삼성전자를 사실상 총괄하고 장녀 이부진 사장(43)은 호텔신라 대표이사로 최고경영자(CEO) 역할을 하고 있다. 이 사장은 지주사 격인 에버랜드 경영전략담당도 겸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정몽구 회장의 외아들인 정의선 부회장(43)이 내년에 현대제철 등 다른 계열사에서 추가 보직을 맡을 가능성이 있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장남인 구광모 LG전자 부장(35)도 내년에는 임원으로 승진해 주요 보직을 맡을 가능성이 크다.

GS그룹은 허창수 회장의 장남 허윤홍 GS건설 상무가 역할을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 허동수 GS칼텍스 회장의 장남인 허세홍 부사장(44)도 지난해 12월 승진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한화큐셀 전략마케팅실장도 내년에는 그룹 주요 보직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태양광 사업의 실적이 좋지 않고 김 회장의 재판도 영향을 미쳐 올해는 ‘정중동’의 행보를 보였지만 내년에는 역할을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차장 직급인 김 실장은 내년쯤 임원으로 승진할 가능성도 있다. 현대중공업 대주주인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의 장남인 정기선 현대중공업 경영기획팀 수석부장은 승진설이 있었지만 연말 임원 인사에서 승진하지 못했다.

CJ그룹 이재현 회장의 장남인 선호씨는 최근 CJ제일제당의 한 영업지점에 사원으로 배치됐다. 이 회장의 맏딸 경후씨도 최근 CJ에듀케이션즈에서 CJ오쇼핑의 상품개발본부 언더웨어침구팀 상품기획담당(과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저작권자 © 일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