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투데이 조창용 기자] 우울증 등 정신질환까지 보장하는 보험이 국내에 처음 나왔다. 정신질환이 더 이상 숨겨야 하는 병이 아니라는 사회 분위기를 반영했다.

동부화재는 6일 보험업계 최초로 정신·행동장애까지 보장하는 ‘내생애든든종합보험’을 출시했다. 기존 종합보험의 보장 범위를 신체뿐 아니라 정신분열증·우울증·조증·섭식장애·틱장애 등 정신건강 영역까지 확대한 상품이다. 이러한 질병으로 4일 이상 입원한 경우 20만원까지 보험금을 지급받는다.

그동안 보험업계에선 정신질환은 보장해 주지 않았다. 실손의료보험에 가입해도 정신질환 관련 치료비나 입원비는 지급받을 수 없었다.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는 만큼 질병을 숨기고 가입할 수 있고, 재발의 위험도 크다고 봤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정신질환을 앓는 환자 수가 갈수록 늘어나도 보험 혜택은 전혀 기대할 수 없었다. 보건복지부 환자조사보고서에 따르면 2012년 한 해 정신질환으로 입원 뒤 퇴원한 환자는 2만4014명에 달한다. 전체 퇴원환자의 3%로, 신경계나 눈 질환보다 많다. 정신질환의 평균 입원 일수는 107.4일로 전체 질병 중 가장 길다. 그만큼 입원비 부담이 큰데도 보험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다.

동부화재 장기상품파트 관계자는 “직장인·주부 등 우울증으로 고통받는 환자가 늘고 있어 이젠 보험에서도 이를 다룰 만한 때가 됐다”며 “이른바 ‘힐링’을 추구하는 사회 분위기도 반영했다”고 상품 취지를 설명했다. 다만 정신장애 중 알코올·약물중독 같은 중독성 질환은 보장해 주지 않는다. 자칫 술이나 약물중독을 조장하는 부작용이 나타날까 우려해서다. 업계 첫 시도여서 아직까진 보장한도가 20만원으로 그리 크지 않은 편이긴 하다. 다른 신체질병과 마찬가지로 우울증 등으로 약을 처방받은 기록이 있는 경우엔 보험 가입이 제한된다.

이 상품 가입자에겐 부가적으로 ‘멘털케어서비스’가 제공된다. 보험사와 제휴한 심리상담센터에 예약을 대행해주고 상담 비용을 할인해 주는 서비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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