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당대표 신년 기자회견이 15일 통합진보당 이정희 대표의 회견을 끝으로 모두 마무리됐다. 이정희 대표는 지난 대선 당시 보여주었던 강력하고 결의에 찬 새된 목소리를 감추고 국민의 감정을 파고 드는 듯이 낮고 부드럽고 아양 섞인 목소리로 통진당의 앞날에 대한 구상을 차분히 밝혔다. 그러나 회견문에 담긴 내용은 시종 이정희 대표의 결기를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통진당은 ‘정당해산’이 될지도 모른다는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고 있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오는 전국동시지방선거에 역대 최대규모 후보를 출마시키겠다고 밝혔다. 그는 "2006년 지방선거 당시 800여명이 최대규모였는데 올해는 그보다 더 많은 수의 후보들이 전국 각지에 출마해 박근혜정권 독재를 견제하는 첫자리에 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석기 내란음모 의혹 사건에 관해서는 "조작사건에서 이기면 종북공세를 끝내고 국정원장을 교체하고 국정원 수사권을 제거하는 길이 열릴 것"이라며 "이는 140석 넘는 의석을 가지고도 힘 잃고 쪼개져 고사 직전까지 몰린 야권을 살려내는 일"이라고 민주당의 개입을 간접적으로 촉구했다.

이 대표는 장성택 처형 등으로 세계적 이슈로 떠오른 북한 인권에 관한 질문에 "남과 북 모두에서 기본적 인권이 보장되는 사회를 꿈꾼다"면서 "북의 인권이 진정으로 신장되길 바란다면 서로 총을 겨눠선 비판도 협력도 어렵다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엉뚱한 답변으로 얼버무렸다.

어찌됐든 이 대표는 "다가오는 3월부터 당을 선대위체제로 전환하겠다"며 "정권교체를 바란다면서 종복공세의 틀에 갇혀서는 안 된다"고 민주당 등 야당의 태도 변화를 당당하게 요구하는 허세를 부렸다.
현재 통진당의 여론조사 지지율은 1%대에 그치고 있다. 통진당이 이번 지방선거에서 3% 이상의 득표율을 올리지 못한다면 국민이 통진당 해산을 승인한하는 의미가 된다. 통진당은 허세를 부리기보다는 국민들의 지지를 얻을 수 있는 진정한 정당이 되도록 우선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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