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로 온 국민이 애를 끓고 있는 가운데 일부 몰상식한 관료들이 비상시에 수준 이하의 행동을 보임으로써 여론의 몰매를 맞고 있다.
지난 16일 구조 학생과 실종자 가족을 위로하기 위해 전남 진도실내체육관을 방문한 서남수 교육부 장관이 의전용 의자에 앉아 탁자 위 라면을 먹고 있는 모습이 공개됐다. 특히 이 모습은 피해 학생과 가족이 바닥에 앉아있는 상황과 비교되면서 논란을 키웠다.

또 이틀 후 학생 장례식장을 찾은 자리에서도 한 수행원이 유족에게 "교육부 장관님 오십니다"라고 귓속말을 해 논란이 됐다. 이 말을 들은 유족들은 "어쩌란 거냐. 장관 왔다고 유족들에게 뭘 어떻게 하라는 것이냐"며 항의를 받기도 했다.
결정적인 사건은 20일 전남 진도 팽목항을 방문한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 일행이 방문했을 때 일어났다.

이날 오후 6시쯤 팽목항을 방문한 이 장관은 시신 안치소를 들른 뒤 사망자 명단 앞에서 해경·안전행정부·교육청 관계자들의 브리핑을 받았다. 그러나 겨우 5분만에 이 장관이 자리를 뜬 후 송영철 안전행정부 감사관이 안행부 관계자들에게 기념사진을 찍자고 한 것이다.

이에 분노한 희생자 유족과 실종자 가족들은 이 장관 일행을 둘러싸고 “300명을 저 차가운 물속에 처넣어 놓고 기념촬영을 한다는 당신들이 과연 사람이냐”며 격한 반응을 보였다.
이와 관련해 안행부는 “사실 여부를 떠나 부적절한 처신을 한 송 감사관에 대해 직위를 박탈하고 대기발령 조치를 했다”며 “향후 관련 절차에 따라 엄히 문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이튿날 특별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승객들을 버리고 탈출한 선장 등이 보인 행태에 대해 분노하면서 이번 사고에 관련된 모든 이들에 대해 반드시 책임을 물을 것임을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헌신적으로 근무하는 공무원들까지 불신하게 만드는, 자리보전을 위해 눈치만 보는 공무원들은 우리 정부에서는 반드시 퇴출시킬 것"이라며 이번 사고에 대해 "반드시 단계단계별로 철저하게 규명해 무책임과 부조리, 잘못된 부분에 대해선 강력히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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