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광식 정치평론가/21세기한국연구소장

지금 정국은 세월호 참사정국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새누리당은 이번 6.4지방선거에서 혹독한 비판을 받을 것이다. 지금 참사정국은 그렇게 흘러가고 있다. 아직도 핵심 변수는 진도 팽목항에 있다. 우리는 인명의 생존을 가장 확실하게 지향해야 한다. 아울러 실종자 수색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아울러 목숨을 건진 아이들에게 더욱 더 친절을 베풀어야 한다. 그들은 스트레스 장애라는 심리적 침범을 받을 위험성이 많다. 아울러 우리는 희생자들에 대해 마음을 다해 명복을 빌어야 한다.

온갖 문제를 파헤치다 보면 거기에는 부패와 비리의 연관관계가 숨어있음을 알게 된다. 참사정국은 인간관계의 낙후성과 복잡함으로 일부는 대체된다. 초기 해경의 인원구조의 미흡함과 해경 정보수사 책임자의 박사논문에 유병언 회장을 직접 언급한 것을 가지고도 많은 이야기들이 오간다. 세월호의 실소유주인 구원파 유병언 회장의 행색은 종교가라기 보다는 재벌 쪽이었다. 정부는 안전행정부와 중앙안전대책본부가 정부의 이미지를 불신의 대상으로 만들어 놓았다.

세월호의 운항을 둘러싼 비리의 청해진 해운과 해운조합, 그리고 권력을 가진 해수부와 해수부 마피아의 복잡한 인간관계 등이 얽힘을 본다. 아울러 진도에는 컨트롤 타워가 거의 존재하지 않았다. 4월16일 골든 타임도 놓치고 첫날, 이튿날까지 놓친 후 잠수사들이 입수한 실재 인원을 숫자로 환산해 볼 만하다.

그동안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은 침묵해 왔다. 그런데 정당들이 침묵하는 방식으로는 안 되겠다 싶었는지, 곧 공천이 본격적으로 시작됨을 알리고 있다. 이것은 정국운영에 있어서 앞으로 세월호 참사에 대한 정부의 대응이 제대로 되었는가를 둘러싸고, 치열한 논쟁이 벌어짐을 예고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 상황에서 최선을 다했다는 새누리당과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는 새정치민주연합 간에 치열한 세 다툼이 벌어질 것이다. 이제 소리 없는 공천전쟁이 마무리돼 간다. 공천 이후 본격적인 경쟁에서 세월호 참사를 둘러싸고 여야의 치열한 논쟁이 예상된다.

6.4지방선거 공천전쟁 과정에서 우리는 참사정국에 대한 적절한 대처방법이 무엇인가에 대해 조금은 거론됐다. 본격적인 막은 이제부터 오른다. 정부의 ‘소잃고 외양간 고치는 방식’의 대응도 계속될 것이다. 새누리당 후보들은 국가안전처를 신설하는 문제에 대해서 이야기할 것이다. 여기에 새정치민주연합에서 공천을 받은 사람들은 세월호에 나타난 우리사회의 부패와 비리 상황을 입에 올리면서 그게 잘 될 것인가에 대해 물을 것이다.

정국에서 중요한 것은 의제의 순서이다. 실제 참사의 처리과정에서 인명이 가장 우선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면, 그것은 정국 의제에서도 가장 먼저 반영된다. 그래서 무엇보다도 지방이 안전문제에 적정한 대응방식을 내놓아야 한다. 국가안천저라는 것은 국가 차원의 대응일 뿐이다. 그래서 이런 안전문제에 관한 브레인들이 등장할 수 있어야 한다. 그 다음에 각 정당은 당원 일부를 브레인과 정무직 공무원으로 동원할 수 있어야 한다. 아울러 전국의 지방 차원에서 탕평인사는 기본이다.

세월호 정국이 오랫동안 계속된다. 6.4지방선거는 우리사회가 치열한 재난의 세월동안 벌어진 기득권 세력의 종합 전투전이다. 여기에서 새누리당에 대한 유권자들의 엄중한 판단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결코 새정치민주연합에게 반드시 유리한 결과가 나오는 것은 아니다. 새정치민주연합도 실수를 계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6.4지방선거에서 확인될 의제역량과 전투역량을 다시 한번 비교해 보자. 의제 선택에서 당연히 수세에 몰린 것은 새누리당이다. 그러나 아직도 전투역량(정책의 이름, 당원의 숫자, 홍보 메시지) 등에서는 새누리당이 적지 않은 힘을 갖고 있다. 세월호가 6.4지방선거 전투역량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이 점은 잘 지켜보아야 한다.

김광식 정치평론가/21세기한국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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