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투데이 김지용 기자]

보고 듣고 생각한 것을 꾸밈없이 자유로운 형식으로 엮는 글이 하나의 문장이 되어 있을 때 이를 수필이라고 말한다. 이 글 속에 작가의 개인적. 인격적 품위가 묻어나는 문장으로 감화력이 독자에게 옮겨지면 훌륭한 글이라고 할 수 있다.
즉 작가 개인적으로 보고 듣고 체험한 것에 생각과 감상(느낌)을 붙이는 것이 곧 수필의 주제이다. 때문에 감상이란 작가의 개성에 따라 어떻게 드러나는가 하는 대목에서 수필의 질이 좌우되는 갈림길이라고 볼 수 있다.

넓은 의미에서 신문기사도 수필의 한 장르라고 볼 수 있으나 기사는 기자라는 커뮤니케이터가 뉴스를 수집, 그 현상을 있는 그대로 보고하는 문장, 곧 현장보고이다. 기사는 성격상으로 지성적 차원의 관심을 충족시키는 ‘의의있는 기사’와 감성적 차원의 관심을 충족시키는 ‘흥미있는 기사’로 분류한다.
기사는 일어난 현상의 사실이나 사건의 발생을 가감없이 액면대로 독자들에게 신속하게 전달하는 것이 생명이기 때문에 문장 자체가 단조로우면서도 사실적이어야 한다. 흔히 육하원칙에 입각하여 기사를 작성해야 한다는 룰이 있지만 기사작성 기법상 사실의 경중. 상황 등 전달에 긴박감이 떨어질 우려가 있음으로 사실을 우선적으로 적시하고 육하원칙을 보완하는 체제가 근래 기사작성의 추세이다.

이렇게 적시되는 사실을 전문(前文 read)이라고 하며 이 문장은 간단하게 사실을 전달하기 때문에 호소적이고 흥미적인 클라이막스적 요소가 가미되어 독자들을 사로잡을 수 있는 표현기법이 요청된다.
첫째로 가장 기본적인 문장형태로 주어. 목적어. 술어로 이어지는 기술형(서술형) 문장이 있고 둘째는 제시형으로 특정사안을 먼저 제시한 다음 독자의 의견을 구하는 형식으로 예를 들면 오염된 식품이 범람하는 학교주변의 상황을 설명할 때 ‘아이들에게 군것질을 시키지 말자’ 라고 기술하고 이어서 풀어쓰는 방법이 이에 속한다.

셋째, 선택형으로 여러 종류의 사안을 나열하고 선택을 기다리는 형식으로 해외에 휴가를 떠나고자 할 때 ‘유럽인가, 동남아인가’ 형태의 문장을 말한다. 넷째, 질문형으로 독자에게 직접 질문을 던져 동의를 구하는 방법으로 오염된 중국산 농산물로 추석 제사용품을 준비해야 하는 기사를 ‘조상에게 오염제사상을 올리겠습니까’ 라고 묻는 형식이다. 다섯째, 나열형으로 긴박감을 주는 한편 독자에게 공감을 요하는 기사로 ‘청계천에 정이 흐르고 낭만이 흐르고 선진문화가 흐른다’ 식의 표현기법을 의미한다. 여섯째, 인용형은 특정사실이나 시적표현. 관용구 등을 빌려오는 형식으로 ‘한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등을 활용하는 표현법으로 사실감을 더해 준다. 일곱째 대화형으로 독자에게 친근감을 주고 또한 호소력이 있어 쉽게 동화할 수 있는 방법으로 ‘제게 오지않는 것은 만남이 싫어서가 아니라 헤어짐이 두려워서이지요’ 하고 대화하는 형태를 말한다.

이외에도 표현상 많은 기법을 들 수 있겠지만 기사는 뉴스를 있는 그대로 사실을 묘사하는 것이 기본이다. 기자사회에서 사용하는 말 중에 “팩트가 무엇이냐”는 말을 자주 듣는데 이는 기사를 쓰기에 앞서 ‘무엇을 쓸 것인가’를 완전히 파악한 다음 육하원칙을 항상 염두에 두고 그 원칙에 입각하여 조직적으로 설계를 하는 합리적 사고가 중요하다.
최근에는 ‘발표저널리즘’의 영향으로 보도자료에 지나치게 의존하여 정보처 내지 정보원의 홍보문을 인용하는 사례가 주류를 이루고 있는데 이런 현상이 바로 언론문화 발전을 저해시키는 요인이라고 본다.

따라서 기사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기자가 먼저 감동을 받는다던지 흥분하여 ‘놀랄만한 일이다’는 등 표현을 사용하는데 이는 독자가 기사를 읽고 놀라는 것이 정상적인 표현이다. 객관적으로 사실을 보고 듣는대로 표현하는 것은 큰 무리가 없는 표현에 해당하나 여기에 본인의 느낌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신문기자는 사실 자체를 기술하는 것이 바른 표현법인대도 불구하고 사실을 왜곡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가령 비명에 남편을 잃은 미망인의 모습을 표현할 때 “슬픔에 잠긴 아내가 계속 울었다” “슬픔에 잠긴 아내는 장례식동안 내내 울었다”는 객관적으로 주체를 표현했다고 할 수 있으나 “아내는 장례식동안 소리없이 울고 있었다” “그 아내는 몸을 가누지 못하고 아들의 어깨에 기대어 흐느껴 울고 있었다”는 표현은 객관적 사실에 약간의 개인적 느낌(감상)이 곁들인 문장으로 객관성이 결여되었다고 볼 수 있다. 이와같이 신문문장은 엄격한 사실보고이며 사실전달일 뿐이지 사실에 감정을 입히는 것은 지양해야 할 기본 소양이다.

김 지 용(편집이사/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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