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람코서 원유 100% 수입

▲ 나세르 알 마하셔 에쓰오일 CEO.(사진=에쓰오일)
[일간투데이 조창용 기자] 에쓰오일(S-OIL)이 아람코가 최근 아시아 지역에 판매하는 10월 원유 판매분의 가격을 낮추면서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아람코로부터 원유를 100% 들여오는 에쓰오일이 원유가를 인하함으로써 실적이 대폭 개선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에쓰오일의 최대주주인 아람코는 지난 4일 아시아에 판매하는 원유인 아랍 라이트(Arab Light)와 아랍 미디엄(Arab Medium)의 10월 판매분에 적용되는 평균단가격차(OSP differentals)를 각각 배럴당 -0.05달러, -1.85달러로 낮췄다.

아람코는 아시아에 판매하는 원유 가격을 정할 때 두바이 유가에 평균단가격차를 더한 값으로 정한다. 두바이유 시장가격이 배럴당 100달러, 평균단가격차가 배럴당 -1달러라면 원유판매가격은 99달러가 되는 방식이다. 아람코는 매월 초에 평균단가격차를 발표한다. 아랍 라이트는 2010년 10월 이후 처음으로 OSP가 마이너스로 바뀌었고 아랍 미디엄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아람코가 원유 판매 가격을 낮췄다는 소식에 에쓰오일의 주가는 즉각 반응했다. 5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전날보다 4.94%(2,150원) 오른 4만5,650원에 거래를 마치며 7거래일 만에 상승 전환했다. SK이노베이션(0.33%), GS(0.71%) 등 정유주 3인방도 모두 올랐지만 에쓰오일의 상승세가 가장 컸다.

권영배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SK이노베이션·GS는 아람코 수입량이 전체의 10% 안팎에 불과하지만 에쓰오일은 전량 수입한다"며 "이번 OSP 하락으로 에쓰오일이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람코의 9월과 10월 판매분 평균 OSP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배럴당 2.24달러 낮다. 시장에서는 장기적으로 아람코 OSP가 하향 안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정유사 입장에서는 원재료 부담이 그만큼 줄어 이익이 개선될 수 있는 우호적 여건이 조성되는 것이다.

권 연구원은 " 3·4분기에 정유사의 정제 마진이 하락하고 있지만 현 수준의 OSP가 유지된다면 하락 폭을 모두 상쇄하기에 충분하다"며 "OSP가 배럴당 1달러 하락하면 에쓰오일의 연간 영업이익은 2,190억원 늘어난다"고 말했다.

권 연구원은 수급요인을 악화시켰던 ELS 매도 물량 위험도 줄어 에쓰오일의 주가가 상승탄력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권 연구원은 "최근 주가 급락으로 2011년 발행된 에쓰오일의 ELS 물량이 대거 시장에 나오면서 주가를 끌어내렸지만 현재는 상당 부분 청산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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