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의중도 무시하는데는 또 다른 요인도

▲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이 지난 10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KB금융그룹)
[일간투데이 조창용 기자]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이 12일 금융위 징계 최종 결정을 앞둔 10일에도 긴급기자회견을 여는 등 나름 '방어전'에 돌입했다. 모피아 출신인 임 회장이 저러는데는 뭔가 믿는게 있지 않겠느냐는 금융계 소식통들의 얘기가 흘러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KB금융그룹 임영록 회장은 지난 10일 서울 명동 로얄호텔에서 긴급기자간담회를 열고 금융당국을 강하게 비판했다. 자진사퇴할 의사가 없음을 확실히 밝히면서 사실상 금융당국과의 전면전을 선포했다.

하지만 최수현 금감위원장이 결정을 내린 중징계안이 12일 금융위 신제윤 위원장의 손에 최종 중징계안이 확정될 것으로 보이고 있어 예측을 불허하고 있다.

특히 이 번 결정은 금감원장이나 금융위원장의 판단 보다 최경환 경제부총리의 의도와 나아가서는 청와대의 의도도 담겨 있지 않겠냐는게 금융가의 분석이다.

임 회장은 12일 열리는 금융위 전체 회의에서 중징계가 결정 되더라도 행정소송을 가겠다는 방침이다. 승리할 수도 있다는 자신감이 깔려져 있는 모습이다. 지금 분위기는 임 회장의 임기가 2년 정도 남은 상태에서 12일 결정이 나왔다고 끝날 것 같지 않고 임 회장이 행정소송으로 가면 장기화 될 것으로 보인다.

추측 근거는 황영기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도 3년 정도 시간을 끌다가 대법원에서 승소한 적이 있기 때문에 이것을 바탕으로 법리싸움 할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임 회장도 이 걸 의식하고 있는 셈이다.

청와대도 국내 금융계의 치부를 몽땅 드러내 싸울 법정에서 무슨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상황에서 쉽게 정치적 판단을 하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

한편 임 회장은 소송을 하면서 시간을 끌고 경영실적을 개선시켜가며 이런 것을 바탕으로 명분삼아 재기를 하겠다는 입장인 반면 KB금융 노조와 임직원들은 빨리 사퇴를 해서 상황을 조기종료 해야 하는데 지지부진하게 끌고간다면 주주들과 직원들만 죽어난다는 분위기다.

임 회장의 행보가 주목되고 있는 시점이다.
저작권자 © 일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