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투데이 조창용 기자] 마땅한 인수자가 없어 우리은행 매각이 다음해로 넘어갈 공산이 커짐에 따라 이순우 우리은행장(사진)의 민영화 실패 책임론이 벌써부터 거론되고 있다. 이 행장의 임기는 12월 까지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 인수에 뛰어들 업체들이 아직까지도 눈에 띄지 않고 있다. 한때 교보생명이 인수희망을 밝히며 활기를 띄었으나 주춤한 상태다.

금융권은 현금보유정도가 1조원이 조금 넘는 교보생명이 3조원이 넘는 우리은행 인수가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는 것이다. 재무적 파트너들을 더 확보해야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교보생명 신창재 회장의 의도와는 다른 셈이어서 어렵다고 보는 것이다.

이에따라 이순우 우리은행장이 은행장직을 걸고 임기도 12월까지로 못박으면서까지 민영화에 배수진을 쳤기 때문에 그 책임을 져야한다는 여론이 비등하다.

또 신제윤 금융위원장도 취임초 직을 걸고 올해까지 우리금융그룹 민영화를 완료하겠다고 밝혔었지만 뜻대로 되지않아 그 책임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금융위 관계자는 “현재 수요조사 및 수요기업 선별이 진행중”이라며 “분산매각은 올 연내에 가능하겠지만 경영권이 달린 일괄매각은 내년초까지 일정을 잡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우리금융 민영화는 이전 정부에서도 세차례 시도했으나 모두 실패했다.

진동수 전 금융위원장은 우리금융과 지방은행 지분을 동시에 파는 병행 매각을 시도했으나 유효입찰이 되지 않아 실패했다.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은 그룹을 통째로 넘기는 일괄 매각을 두 차례 추진했지만 정치권의 반발과 유력한 후보였던 KB금융이 한발 물러서면서 무산됐다.

한편 우리금융그룹은 지난해 6월 분리매각 방안을 발표한 이후 올해 상반기까지 지방은행과 증권계열 등 8개 자회사에 대해 매각을 끝냈다.

정부는 12조8000억원의 공적자금을 투입한 우리금융에 지난 5월말까지 5조8000억원을 회수했다.

연내 남은 공적자금 회수의 향방은 가장 큰 덩치인 우리은행 매각에 달려있다.

정부는 지난 6월 예금보험공사가 지닌 우리은행 지분 56.97% 가운데 경영권 행사가 가능한 30%를 통매각하고 나머지 26.97%는 높은 값을 제시한 입찰자 순으로 각자 희망하는 물량을 배분하는 방식인 희망수량 경쟁입찰 방식으로 팔기로 결정했다.

오는 9월 말 매각공고를 내고 11월말까지 입찰을 마감한다는 계획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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