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소나’ 나하린 개인전 2015. 6. 30 - 7. 6 청파갤러리

▲ '뛰어난 삐에로' (캔버스에 혼합재료, 90.9x72.7cm, 2015)

[일간투데이]

“사람들은 일생동안 천 개의 가면을 가지고 살아간다.” 

- 칼 구스타프 융(Carl Gustav Jung)

‘페르소나’(Persona)는 고대 그리스에서 배우들이 쓰고 나온 가면을 의미하는 라틴어에서 유래한 것으로, 인간들이 살아가면서 사회에 맞춰 대처하기 위해 개인이 쓰는 사회적 가면, 얼굴을 뜻한다. 쉽게 말하면 집단이 기대하는 개인의 역할, 사회가 요구하는 개인의 인식과 관련 있다.

배우는 여러 상황의 직업과 성격을 가진 배역을 통해 다양한 직업과 삶을 경험한다. 배우가 맡은 역할에 최선을 다해 노력한 결과 개인적으로나 제작자측면에서 나아가 사회에서 더욱 큰 인기와 흥행을 얻을 수 있게 된다. 이것은 비단 배우만이 아니라 일반 사람들의 경우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사람들은 개개인이 속한 사회에 적응하기 위해 노력한다. 회사, 직위, 나이, 가족관계 등을 고려해 나타난 특성을 ‘페르소나’의 한 부분으로 보고 상황에 맞춰 사회가 원하는 얼굴로 인상을 관리하는 것이다.

작가 나하린은 어릴 적 배우의 경험과 혼란과 방황의 시기에 터득한 페르소나적 요소를 삐에로를 통해 보여주고 있다. 자화상을 시작으로 현대인들의 모습을 투영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삐에로는 자신의 모습을 숨기고 주변의 상황에 맞추어 위트 있게 연기하는 직업적 인물로 작가는 현대인들이 추구하는 가장 이상적인 인간상으로 보았다. 또한 자아와 페르소나를 혼돈하지 않고 적절히 구분하여 사회가 원하고 동시에 개인이 원하는 원만한 사람으로 삐에로를 대변하고 있다.

작품 “뛰어난 삐에로”시리즈는 다양한 재료를 사용한 독특한 얼굴표현과 화려한 색감이 돋보인다. 표현기법 면에서도 사실적이지만 각각의 인물들이 왜곡되어 더 강한 이미지를 보여주고, 거칠고, 때론 섬세하게 표현한 선과 글씨를 통해 구체적인 소통을 표현하고 있다. 현대사회에서 개개인의 특정을 중시하는 요소로 다양한 개성이 보이는 얼굴들, 머리모양, 눈동자의 색깔, 입술의 색깔 등 작가 개인의 입장에서 바라본 페르소나를 표현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지극히 개인적인 모습이 다르게 보면 사회에서 요구하는 페르소나 일 수 도 있다.
21세기가 요구하는 이상적인 인간상은 건강하고 긍정적인 생각과 리더쉽을 갖춘, 정서적으로 유능한 사람이다. 특히 나하린 작가는 세월이 흐름과 다양한 상황의 변화 속에서 한층 더 성장하는 과정을 그만의 독특한 삐에로를 통해 감성적으로 보여 주고 있다.

가면 뒤의 나, 아닌 또 다른 ‘나’는 슈퍼우먼, 능력자, 예스맨 등 그들이 원하는 최고의 페르소나를 기대한다.

이애리(미술학박사/협성대초빙교수)


저작권자 © 일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