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대전(大戰)’으로 불리던 서울시내 면세점 신규 사업자 4곳이 선정됐다. 서울 지역 3곳 중 대기업 부문 2곳은 HDC신라·한화갤러리아가, 중견·중소기업 부문 1곳은 하나투어 SM면세점이 사업권을 따냈다. 제주에서는 제주관광공사가 선정됐다. ‘황금 알을 낳는 거위’로 통할 정도로 수익창출이 담보되는 시내면세점을 ‘쟁취’한 업체들은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반면 탈락한 20개 기업은 오는 9월 또 다른 신규 점 진입을 꿈꾸고 있다.

당국은 승자와 패자 간 희비의 차가 너무 큰 정부의 면세점 면허 지정사업제도를 이번 기회에 재검토하길 바란다. 시내 면세점은 일단 따기만 하면 ‘땅 짚고 헤엄치기’로 운영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자유시장 원리에 맞지 않는다는 목소리가 높다. 성장산업인 면세 사업이 허가권을 따낸 대기업의 독점적·배타적 사업에 그치지 않고, 경제 전반에 활력이 되도록 해야 하기 때문이다. 일본의 경우 여권만 보여주면 현장에서 소비세 8%를 돌려주는 면세점포를 2만개 가까이 운영 중이지 않는가.

관광객 증가의 온기가 우리 경제 구석구석에 미치게 하려면 면세세업을 유통업이 아닌 관광산업의 관점에서 접근해 관광객 편의성을 높이고 경쟁력을 강화할 방법을 찾아야 하는 것이다.

여하튼 면세점은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 증가와 한류 바람을 타고 고속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시장 규모는 2010년 4조5000억원에서 지난해 8조3000억원으로 두 배가량 커졌고 올해는 1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가 관광산업 활성화, 투자 확대, 고용 촉진 등을 위해 면세점을 추가로 허가한 만큼 이번 신규 사업 기업들은 당초 약속한 사항들을 실천하는데 힘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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