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그리고 그림을 쓰는 창작 활동

[인천=일간투데이 김상규 기자] (재)인천문화재단(대표이사 김윤식)이 운영하는 인천아트플랫폼(IAP)은 ‘2015 인천 세계 책의 수도’를 기념하여 9월 3일부터 10월 11일까지 특별기획전시 '읽어요 그럼 보여요 글과 그림 사이'展을 개최한다.

인천문화재단은 올해 4월 23일부터 시작된 ‘2015 인천 세계 책의 수도’를 기념하기 위하여 ‘책의 수도 특별 주간(9월 17~19일)-책이 있어 즐거운 거리 북가북가Book街Book嘉’를 제정하고 그 첫 행사로 인천아트플랫폼에서 진행되는 미술 특별전을 마련하였다.

전시의 제목으로 사용된 ‘읽어요 그럼 보여요’는 인천 세계 책의 수도 슬로건이기도 하다. 인천아트플랫폼은 입주작가들에게 책을 읽고 그에 따라 연상되는 이미지를 작품화할 것을 요청했다.

한편으로는 인천아트플랫폼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예전 작가들이 창작한 평면 작품 3점을 선정하여 소설가들에게 글로써 표현해 줄 것을 요청하였다. 이렇게 창작된 새로운 미술품과 원고들이 전시를 구성한다.

미술가들이 읽은 책은 호메로스의 '일리아스'와 폴 오스터의 '달의 궁전'이다.
작가들은 '일리아스' 중에서도 특히, 아킬레우스 방패의 형상을 자세하게 묘사하고 있는 제18권의 내용에 주목했다.

책에서 설명하는 아킬레우스의 방패는 매우 정교하고 아름다워 예술작품이라 불릴 만한 것으로 평가된다. 그리고 '달의 궁전'에는 '문라이트'라는 허구의 회화 작품에 대한 설명이 나온다.

미술가들은 이 부분들, 즉 예술작품의 묘사 부분을 특히 주의 깊게 읽고 이에 기반하여 본인만의 작업 방식을 적용한 새로운 작품을 창작하였다. 바로 이 작품들이 전시의 첫 번째 섹션 ‘글 그리다’를 구성한다.

한편, 인천아트플랫폼은 두 번째 섹션 ‘그림 쓰기’를 위해 인천과 연관이 깊은 세 명의 소설가 김경해·양진채·한은형 작가를 초청했다.

소설가들은 각각 인천아트플랫폼의 전(前) 입주작가였던 김봄(서양화), 오석근(사진), 김성윤(서양화)의 미술 작품을 보고 관람객들이 읽을 수 있는 에세이와 소설을 창작하였다.

전시장을 찾는 관람객들은 우선적으로 '일리아스'와 '달의 궁전'을 읽고 자신만의 이미지를 머릿속에 그려보는 활동을 한다.

이후에 미술가들이 창작한 작품을 보면서 자기의 이미지와 비교하게 될 것이다. 책을 읽고 작품을 창작한 9인의 작가들('일리아스': 박은하, 배미정, 염지희, 오민수, 지희킴, '달의 궁전': 기슬기, 장진, 최영, 함정식)은 전공 장르가 서로 다른 만큼, 작품들의 형식과 담아내고 있는 이미지, 내용들이 판이하게 다르다.

두 번째 섹션 ‘그림 쓰다’에서는 반대로 미술품들을 감상하면서 관람객들만의 스토리를 머릿속으로 상상해 보는 활동을 선행하고, 소설가들이 쓴 글을 읽어 본다.

소설가들이 어떤 감수성과 관찰력으로, 어떠한 이야기를 그림에서 이끌어 내었는지 자신의 스토리와 비교해 보면 좋을 것이다.

인천아트플랫폼 전시장에서는 이렇게 글(책)을 읽고 그림을 보는 활동이 동시에 일어난다.

책을 ‘읽어야만’ 작품이 제대로 ‘보이고’, 미술 작품을 주의 깊게 ‘보아야’ 그로부터 파생된 글을 더욱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것이다.

전시장에는 그림을 보면서 책을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자리가 함께 마련된다.

책상에 앉아 책을 읽는 사이사이 미술품을 감상할 수 있을뿐더러, 준비된 스케치북과 노트에 자신만의 심상을 그림으로 그려보거나, 미술품을 보면서 머릿속에 떠오르는 스토리를 글로 써 볼 수 있다.

미술가와 소설가가 했던 ‘글을 그리고 그림을 쓰는 활동’을 직접 체험해 봄으로써 글과 그림 사이의 관계를 탐구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인천아트플랫폼은 이번 전시와 연계하여 고등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는 교육프로그램 '그림 읽는 시간 그림으로 열리는 세계'를 9월 12일부터 총 4번의 토요일에 진행할 예정이다.

수업을 진행할 강사는 전시에 참여한 김경해 소설가와 염지희 미술가이다. 김경해 소설가는 그림을 보고 글을 쓰는 방법에 대한 문학 수업을 진행하며, 염지희 작가는 책 '일리아스'를 읽고 꼴라주 기법을 사용하여 작품을 창작하는 미술 수업을 진행한다.

전시 문의 : 이영리 큐레이터 032)760-1005, realee@ifac.or.kr
교육 프로그램 문의 및 신청 : 한윤주 032)760-1028, yoonjoo@ifac.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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